10월 가계대출 약 6조↑…'풍선효과'로 2금융권 쏠려

시중은행 가계대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는데 2금융권 가계대출 3년여 만에 최대 증가 폭 기록

2024-11-04     서효문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줄었으나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압박에 따른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에 '풍선효과'가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10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약 6조원 늘어났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8월 9조8000억원 늘어 3년 1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가 9월에는 증가액이 5조2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10월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9월 말보다 1조1141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8월 말에서 9월 말 가계대출 증가액 5조6029억원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를 고려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2금융권 가계대출이 주요 은행에 비해 폭증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기준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1월 3조원 이후 최대폭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 중 절반가량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늘어났다.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축소한 틈을 타 상호금융권이 집단대출(중도금·잔금대출 등)과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서민들의 급전으로 분류되는 카드론과 보험약관대출, 신용대출 등이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론 증가폭은 5000억원대, 보험 약관대출은 3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사실상 부채의 질이 악화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상호금융권을 비롯한 2금융권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들어감에 따라 한두 달 후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