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심 선고 임박···野 대권 지형 변화 가능성 '촉각'

15일 선거법 위반 혐의·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피선거권 박탈' 선고 시 치명상···대체자 움직임 '주목'

2024-11-03     이태훈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결과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영을 막론하고 차기 대권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이 대표가 1심에서 유죄를 받아들 경우 향후 대권가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의 존재감에 가려져 있던 진보 진영의 대권 주자들이 1심 선고 이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3일 정치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진행한다. 해당 1심 선고 열흘 뒤인 같은 달 25일에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의 1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도 초긴장 상태다. 대외적으로는 1심 선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 대표의 당 장악력과 대권주자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당 내부적으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직선거법 사건의 경우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위증교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더라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이는 1심이 아닌 대법원 최종 판결에 달린 것이지만, 1심 결과는 이 대표의 대권주자 위상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민주당과 친이재명(친명)계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 대표가 1심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를 선고받고, 압도적이었던 '대권 후보 1순위' 지위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당내에서 대권주자 바통을 넘겨야 한다는 '압박'이 나올 수 있는데, 이에 맞춰 이 대표의 위상에 가려져 있던 진영 내 다른 대권 주자들이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이 꼽힌다. 실제로 김동연 지사와 김부겸 전 총리, 김두관 전 의원은 최근 SNS와 언론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 실정을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당 바깥에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거론된다. 다만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이미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고,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는 즉시 의원직 상실과 함께 형 집행 종료 후 5년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돼 다음 대선 도전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이 대표가 1심 선고에서 최상의 시나리오인 '무죄'나 차선인 '피선거권 박탈 없는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내에선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의 녹취를 이 시점에서 공개한 것만 봐도 조급함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무죄가 나오면 이 대표 대권가도를 막을 장애물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피선거권만 잃지 않으면 당 장악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