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탄핵' 군불 때기...'묵묵부답' 한동훈에 與 내부는 '답답'

주말 '김건희 규탄' 집회 野 추정 30만명 운집 김민석·이언주 등 尹 겨냥 '탄핵'·'하야' 공식 언급 與 시도지사협, 韓 겨냥 "분열·갈등 벗어나야"

2024-11-03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록 및 파일을 공개한 이후 본격적인 탄핵 국면 조성에 나섰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스모킹건으로 부상한 태블릿PC 보도 이후 정국처럼 정권 교체의 시동을 건다는 차원이다.

국민의힘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여권 내 동요를 최소화하고 당정관계를 회복할 리더십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역 광장 일대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자체 추산 30만명이 참여한 이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국민에 맞선 대통령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 수용과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16 재보선 당시 윤 대통령을 겨냥한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여권 내에서 '탄핵'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크게 반발하자 윤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된 직접적인 발언은 그간 삼갔다. 대신 민주당 친명 지도부 내 주요 인사들은 연일 '탄핵', '하야' 등을 언급하며 발언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해 "박정희보다 잔인하고 전두환보다 뻔뻔하다"며 "특검이든 탄핵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을 두고 "정의로운 검사인 양 공정과 상식을 떠들며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더니 이제 배우자와 처가 비리 의혹을 덮기에만 급급하다"며 "이제 내려와야 한다"고 성토했다. 조국혁신당은 한발 더 앞서 '탄핵소추안'을 준비 중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초안이 작성 중인 가운데 탄핵 사유를 17개로 정리해 이를 11월 중으로 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 부정, 거부권 남용, 시행령으로 입법권 무력화 등 헌법 위배사항과 검찰 수사권·기소권 오남용 묵인 및 방조, 관세청 마약수사 외압의혹, 김건희 여사 불법비리 묵인 방조 및 은폐 의혹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야권의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이달 중 선고를 덮기 위한 "방탄집회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별다른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당장 한동훈 대표부터 지난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 파일이 공개된 직후부터 공개일정 없이 '잠행 모드'다. 민주당의 공개 질의나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녹취록 공개 직전까지 당내 친윤 인사들과 '특별감찰관' 설치를 두고 극심한 내부 갈등을 빚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및 대통령실 고위직에 대한 감찰기구로 비위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성격이지만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은 이미 수면 위로 부상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 본인까지 공천개입 의혹의 중심에 섰다. 야권이 '명태균 게이트' 규명을 전면에 세운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특별감찰관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국민의힘 광역단체장들로 구성된 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해 "임기 후반기 성공적인 국정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도 "패권 싸움으로 비치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일체'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