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만 배불리 겠네'…예대차 확대 지속 전망
예금금리-대출금리 정책 엇박자 탓에 5대 은행 예대금리차 두 달 연속 확대
2024-11-04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 주요 은행들이 최근 예·적금 금리를 낮췄으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오히려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엇박자로 졸지에 은행들만 배를 불리고 있는 형국이다.
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취급된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제외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0.73%p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예대금리차 추이를 보면 올 초부터 줄곧 줄어들다 7월 저점을 찍은 후 반등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7월 0.43%p 8월 0.57%p 등으로 지속해서 커졌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다.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대출·예금 금리 격차에 따른 이익이 많다는 의미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의 9월 예대금리차가 1.05%p로 가장 컸다. 뒤이어 KB국민(0.98%p), 하나(0.68%p), 신한(0.53%p), 우리(0.43%p) 순이었다. 예대금리차는 NH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 모두 두 달 연속으로 벌어졌다. KB국민은행(7월 0.44%p→9월 0.98%p)과 신한은행(7월 0.20%p→9월 0.53%p)이 각각 두 배 넘게 늘었다. 우리은행은 세 배 가까이(7월 0.15%p→9월 0.43%p) 뛰었다.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 상승 폭(7월 0.53%p→9월 0.68%p)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으며 NH농협은행의 경우에는 9월 예대금리차(1.05%p)가 8월(1.09%p)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최근 들어 예대금리차가 커진 주요 배경으로 이 시기 본격적으로 실행된 가계대출 억제 목적의 대출 가산금리 상향 조정이 꼽힌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으로 대출금리는 상승하면서 10월 예대금리차는 더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3.35∼3.55%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12일(3.15∼3.80%)과 비교하면 3주 만에 하단이 0.20%포인트(p), 상단이 0.25%p 낮아졌다. 반대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11일 연 3.88∼5.88%에서 이달 1일 연 4.16∼5.86%로 3주 만에 하단이 0.28%p 상승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신용대출 금리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