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로들까지 '尹 쇄신' 촉구...정작 용산·친윤은 "문제 없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상임고문단 연이어 당정화합·쇄신 주문 尹 지지율 10%대 추락에도 친윤 "일희일비 필요 없어" 일축

2024-11-04     조석근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록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는 추세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지자체장 모임인 시도지사협의회에 이어 중앙정치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둔 원로들까지 나서 대통령실에 쇄신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정작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녹취록 파문은 물론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당내 친윤 인사들도 같은 인식을 공유하면서 위기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로들로 구성된 상임고문단은 전날 당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의 녹취록 파문과 김 여사 관련 의혹,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갈등 등 정치 현안을 논의했다.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날 비공개회의에 대해 "당정 화합이 중요하다, 당정 화합에 신경써달라, 대통령과 당이 힘을 합쳐서 구국의 노력을 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당내 화합과 대야 투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해 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및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감 없는 국민의 의견을 전해드릴 것"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야당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주말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등 윤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본격적인 심판 여론 조성에 나섰다. ‘김건희 특검법’ 등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를 확대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에 대한 쇄신 요구는 그간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 또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시도지사협의회에 소속된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은 한동훈 대표를 줄곧 비판해온, 상대적으로 윤 대통령에 우호적인 인사들이지만 대통령실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전달한 셈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의 녹취록 파문을 두고 "정치적으로, 법적,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씨가 대선 전 두 차례 만났을 뿐 교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녹취록을 통해 윤 대통령이 직접 통화한 사실과 함께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내 친윤 인사들 역시 대통령실과 마찬가지로 쇄신 요구에 부정적이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방송에서 윤 대통령의 10%대 지지율을 두고 "지지율 조사로 일희일비하는 건 부질없다"며 "의혹 핵심인 명태균씨가 ‘여론조사 마사지 의혹이 있는데 여론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지도부 회의에서 "보수 상징자산인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 보수 진영 단일대오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적극적,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