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美대선…에너지 정책 판도에 주목
美대선 초박빙 양상…에너지, 두 후보 상반되는 정책 기조 트럼프 "전통 에너지 부활" VS 해리스 "청정에너지 확대"
2025-11-04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박빙으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두 후보의 정책 기조 가운데 에너지 분야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로 꼽히면서 미 대선 이후 에너지 정책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 대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현재까지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 플로리다대학교 선거연구소가 집계한 사전투표 현황에 따르면 3일 오후 9시(현지시간) 기준 미국 전체 사전투표자는 7800만명을 넘어섰다. 선거가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우편투표(3534만명)가 늘면서 선거 후 며칠이 지나서야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너지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청정에너지 정책을 집중 추진하는 데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석연료 중심의 전통에너지 산업 확대를 고수하는 등 두 후보의 정책 기조가 상반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의 미국 민주·공화당 양당의 대선 정강(정책방향)을 살펴보면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 석유 지배력 축소’를 모토로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미국산 저탄소 자재 사용 의무화 등 환경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그린뉴딜 프로젝트에서 2만명 이상의 고용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공화당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 생산 증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규제를 전면 해제하면서 원전에 대한 규제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에너지 생산 허가 절차 또한 간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0년 대선 당시 공화당 정강에는 청정에너지 개발 촉진이 포함됐으나 이번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에 대한 공화당 정강 상 직접적 언급은 없었던 것과 달리 바이든의 '전기차 관련 의무 조치' 무효화는 직접 언급한 만큼 전기차 육성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읽을 수 있다. 다만 IRA 보조금의 완전한 철폐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로 의회 선거 결과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에너지 사업의 분야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 당선이 유리하다고 보고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차전지 관련 분야 또한 친환경 보조금 역할이 큰 만큼 IRA를 그대로 이어가는 민주당 집권 시나리오가 관련 업계에 이득이다. 다만 태양광 분야에 있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대중제재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태양광 전체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위축될 수 있으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커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화석연료 업계에 다시 훈풍이 불어들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정유, 석유화학, 민자발전 관련 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원자력 발전에도 긍정적인 산업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취임 직후 원전의 부활을 선언하고 침체돼 있던 원전 산업을 활성화시킨 바 있다. 다만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 있어서는 해리스 부통령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 인프라 부문은 양쪽 후보 모두 적극 장려하는 분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력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노후 전력망에 대한 교체 수요까지 늘고 있어 인프라 증대에 있어서는 양 후보 모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