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도 대출 총량 감독 나선 금융당국...실수요자들 발 동동 

10월, 2금융 가계빚 2조 폭증…당국 "연간 대출목표 내라"  'DSR'도 은행권 수준 상향 검토..."공격적 영업 자제하라"

2024-11-04     이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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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2조원에 달하면서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풍선 효과' 차단 조치에 나선다. 은행권에만 제출받아온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2금융권에도 요구하는 방안 등이 우선 논의되고 있다.

2금융권 가계대출 불길이 잡히지 않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보다 직접적인 규제 강화 카드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이 1조원 이상 불어난 상호금융권에는 별도 소집 회의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일께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세와 관련한 관리 강화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2금융권에서만 지난 한 달 새 가계대출이 2조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가 규모는 약 3년 만에 최대치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급격히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금융권과 한도·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상호금융권에서 1조원 넘게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에서만 1조원 안팎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최근 여러 차례 '풍선 효과' 차단을 위한 구두 경고에 나섰지만 가계부채 불길이 2금융권으로 옮겨붙으며, 본격적인 관리 강화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우선 금융당국은 오는 11일 회의에서 은행권처럼 2금융권에도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받아보는 방안을 논의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회사별로 가계대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업무계획을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지 논의하려고 한다"며 "연간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은행권은 연간 경영 계획에 대출 목표치를 받아보기 때문에 증가세를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데, 현재 2금융권에는 그런 게 없다"며 "2금융권에도 (목표 수립 체계를) 적용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 불길이 더 거세질 경우 DSR 규제 강화 조치 등 보다 직접적인 관리 대책을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 수도권 주담대에도 2단계 스트레스 DSR 금리를 1.2%포인트로 올리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부터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대해 '2단계 스트레스 DSR' 조치를 시행하면서 은행권 수도권 주담대에 한해 0.75%포인트가 아닌 1.2%포인트로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조정했는데, 2금융권에도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 2금융권 개인 차주별 DSR은 50%로 제한돼 있지만, 회사별 평균 DSR(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 DSR)을 4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도 꾸준히 검토돼온 내용이다. 이 경우 차주 단위 DSR을 일률적으로 축소하는 것보다 유연한 한도 책정이 가능해 실수요자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상호금융권은 집단대출(중도금대출·잔금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1조원 이상 늘리며 2금융권 풍선효과의 '핵'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회의 참석자는 "11, 12월 가계대출은 10월보다 늘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이었다"며 "거시적 관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대규모 입주 단지나 분양 단지 등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오프라인에서의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해달라는 주문도 강조됐다. 전금융권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돌입한 가운데 새마을금고 등이 집단대출을 끌어오기 위한 과도한 영업을 펼친다면 수요가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호금융권 일각에서는 중도금·잔금대출이 이미 분양받은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인데도 가계대출 확대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관리 기조를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등 상호금융권은 이달 초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책을 시행한다.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중앙회 차원의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