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후죽순 온라인 플랫폼, 구독 차별화만이 살길

가두리 전략 통한 고객 확보·실적 증대 기대 가능 11번가, 유료 서비스 대신 무료 멤버십 세분화

2024-11-0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구독 서비스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는 가두리(락인) 전략 차원으로 신규·충성 고객 확보 및 실적 증대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 티메프 사태 여진 등 대내외적 불안요소가 더해지면서 구독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로켓배송, 무료반품,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혜택을 묶어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지난 8월에는 멤버십 월 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쿠팡 유료 가입자 1400만명(지난해말 기준) 중 일부가 요금 이탈할 거라는 분석을 제기했으나, 후폭풍은 미미한 상황이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지난 △1월 2983만명 △2월 3010만명 △3월 3087명 △4월 3091명 △5월 3111만명 △6월 3129만명 △7월 3166만명 △8월 3318만명 △9월 3210만명 △10월 3203만명을 기록했다. MAU가 지난달에는 소폭 감소세(0.2%↓)를 보였지만, 8~9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만큼, 추이 예측이 어렵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은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에 쇼핑 특화 상품인 ‘T우주패스 쇼핑 G마켓’을 지난 9월 전격 내세웠다.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6개 사의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에 더해 구글원 멤버십 100GB 및 70여 개에 달하는 부가서비스 중 하나를 이용할 수 있다. 월 구독료는 9900원, 연 구독료는 9만9000원이지만, 스마일캐시를 즉시 지급해 체감 구독료를 대폭 낮췄다. G마켓에 따르면, 외부 채널을 통한 멤버십 가입 경로가 넓어지면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신규 가입자 수도 대폭 증가했다. T 우주패스 상품 공개 후(지난 9월3일~지난달 9) G마켓을 통한 멤버십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9% 불어났다. 유입된 멤버십 주 가입고객을 살펴보면, 연령별로는 3040세대 비중이 66%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 고객 비중이 55%로 높았다. 컬리가 지난해 8월 야심차게 꺼내든 유료 구독 서비스 ‘컬리멤버스’ 역시 성장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월 이용료 1900원을 내면 2000원을 즉시 적립금으로 돌려받는 멤버십 서비스로, 출시 13개월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재구독율은 무려 97%에 달해 서비스의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는 분석이다. 11번가의 경우 유료 구독 서비스 보다는 무료 멤버십 등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1일 모일수록 포인트 적립 혜택이 커지는 무료 멤버십 서비스 ‘패밀리플러스’를 전격 내놓았다. ‘그랜드 십일절’을 기해 선보인 해당 서비스는 최대 5명까지 ’패밀리’를 결합해 한 달 동안 구매 목표를 달성하면, 참여 모든 멤버가 함께 ‘11페이 포인트’로 보상을 받는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학생 고객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클럽’은 운영 3달차에 접어들었다. 해당 서비스는 멤버십 가입 요건에 충족하면 무료 가입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혜택을 경험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멤버십 전용 전문관 내 브랜드별 제품 상시 할인 △전문관 단독 패키지 상품 판매 △시즌별 추가 할인쿠폰 발급 등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9월말 기준 누적 가입객이 론칭 첫 주 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경기불황 등으로 소비 시장이 침체하고 기업 경영 활동에도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구독 서비스 등을 통해 집객 효과를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라며 “플랫폼만이 고유의 혜택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내놓는 게 관건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