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포기는 없다"…정몽구·정의선, 27년 대이은 '수소 사랑'

정몽구, 1998년 수소 연구개발 전담 조직 신설 "돈 걱정 하지 말고 만들고 싶은 차 만들어라" 정의선, 올 초 CES서 수소 사업 브랜드 'HTWO' 발표

2024-11-05     박지성 기자
지난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전기차(FCEV)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돋보인다. 정 회장은 수소전기차 개발에 진심을 보였던 정몽구 명예회장의 뚝심을 이어받아 수소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배경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로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한지 27년째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인 지난 1998년 현대차는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00년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 업체 UTC파워와 6개월 간 공동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으며, 이후 2004년에는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2005년에는 환경기술연구소(마북연구소)를 설립하며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한번 만들어서는 절대 잘 만들 수 없습니다.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 보십시오.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 필요 없습니다. 100대가 다 다른 차여도 좋습니다"라며 연구원들의 도전에 확신과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이후에도 현대차는 미래 세대를 위한 수소전기차 개발을 지속하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ix 퓨어 셀' 수소전기차를 선보였다. 그로부터 5년 뒤 2018년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는 2019년 미국 10대 엔진상, 2018년 CES(국제 전자 제품 박람회) 에디터 초이스, 2018년 CES 아시아 기술혁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으며,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 사업 기초를 다진 정몽구 명예회장 뜻을 이어 받아 수소전기차 개발을 넘어 수소 생태계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발표하고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Grid' 비전을 공개했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최근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공개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의 상품과 디자인 측면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로,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는 이동형 수소충전소 'H 제주 무빙 스테이션'을 설립하는 등 인프라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 무빙 스테이션은 지난 2022년 서울 광진구에서 운영을 시작한 ‘H 광진 무빙 스테이션’에 이은 국내 두번째 이동형 수소충전소이자, 국내 최초 그린수소 연계 수소충전소다. 이처럼 현대차가 수소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속되면서 수소전기차 또한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일반적인 전기차보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일정한 수요를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불확실성이 이어진다고 해도 수소 개발 사업 포기는 없다"며 "수소는 미래 사회를 위한 필수 에너지인 만큼 현대차는 수소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