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결과로 '우크라·중동 전쟁' 운명 엇갈릴 듯
트럼프 "내 집권 기간 동안 전쟁 발발하지 않을 것" 해리스 "민주주의 수호…국제 질서와 규칙·규범 옹호"
2025-11-05 이현민 기자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중동 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정세가 냉각기로 접어들면서 미국 대선이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선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종전 협상 조건에 동의하도록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양국(러시아·우크라이나)이 함께 모여 폭력을 끝내고 번영을 향한 길을 닦는 합의를 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집권 기간 전쟁이 발발하지 않을 것, 신속하게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방법은 말하지 않았고, 어느 쪽이 승리하기를 원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러시아 조건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주권 및 영토 보전과 같은 기본 원칙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침략자들에 맞서야 하며 국제 질서와 규칙, 규범을 옹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을 두고도 둘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방어권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인도주의적 영향과 휴전을 추구하는 만큼 바이든 정부의 노선을 계승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 전임 정부가 내세웠던 '두 국가 해법' 비전을 전면으로 들고 나올 수 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이다. 이스라엘은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침을 이어 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는 2015년 이란과 핵 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되 서방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해당 합의를 극렬하게 반대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집권 시절 이스라엘과의 친밀 관계를 과시했다. 이스라엘이 원하는 대로 이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이스라엘을 완전히 버릴 것"이라며 "그녀가 대통령이 되면 당신들은 버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그는 재임 기간 마무리 짓지 못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마무리지을 가능성도 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9월 15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와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