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쟁여놓고 영양제 먹는 시대 끝...맞춤 구독이 대세

건강기능식품 시장, 코로나19 엔데믹에 안정기로 맞춤형 영양제∙정기구독 서비스로 매니아 소비자 정착

2025-11-05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코로나19 기간 급성장한 건강식품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구독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3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억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대비 27% 증가한 규모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건강기능식품이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은 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년 5%대 성장세를 보이며 5년 연속 규모를 확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0.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꾸준히 영양제를 먹는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특별한 기능성 제품에 주력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의 제형을 액상, 젤리로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20년부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실증특례 사업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맞춤영양제나 정기구독과 같은 서비스는 소비자에게는 개인 관리를 받는 느낌을 주고 기업으로서는 안정적으로 매니아 소비자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다.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고객에게 락인효과도 줄 수 있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CJ웰케어는 올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매달 원하는 날짜에 보내주는 자사몰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상품별로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배송 주기와 최초 배송일을 선택하면 배송일 기준으로 2일 전 미리 알림을 주고 1일 전에 자동 결제돼 건강기능식품을 정기적으로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다. 다음 배송 전까지 기존 제품을 모두 섭취하지 못했다면 일시 중지도 가능하고 정기배송 해지를 원할 경우 언제든지 위약금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에스더블유헬스케어의 메디콕은 개인의 국가 건강검진 정보와 복용 중인 약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솔루션이다. 또 생활습관 설문 및 전문 상담사의 상담을 통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와 건강기능식품을 보다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도 있다. 킥더허들이 운영하는 핏타민은 약사가 상담하는 개인맞춤 영양제를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쟈스민, 반얀트리 등 VIP 개인맞춤형 영양 컨설팅 서비스부터 O2O 맞춤영양제 서비스까지 다양한 개인맞춤형 영양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어플을 통해 매일 영양제를 섭취할 시간에 알림을 주고, 섭취 후 기록을 남기면 핏타민 캐시를 리워드로 제공한다. 또 영양제뿐만 아니라 물 섭취, 단백질 섭취등 건강한 섭취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챌린지도 진행한다. 하지만 모든 구독서비스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와 hy가 손잡고 야심차게 출시한 개인 맞춤형 영양제 구독서비스 닥터잇츠는 9개월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범위가 확대된 데 따른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소분 건기식 산업에서 의사가 나만을 위한 영양제를 추천해 주는 것은 국내 최초 시도였으나, 기대와 다른 부진한 사업 성과에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가 꾸준히 섭취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며 “예전처럼 쌓아 두기만 하고 몇 년이 지나 버리지 않도록 개별 고객에게 알맞은 제품을 적절한 시기에 배송해 기업에는 재구매가 일어나고 소비자는 건강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