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PEF가 쥔 상장사 수익성 ‘제자리’

인수 이후 2년 평균 ROE 1.5%포인트 상승에 그쳐 ‘먹튀’ 등 부정적 이미지 여전...실질 가치 제고해야

2025-11-05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상위 5개 사모펀드(PEF)가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들의 최근 경영 성적을 분석한 결과 실적 증가에 비해 투자자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 정도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금융감독원의 기관 전용 사모집합투자기관 현황에서 작년 기준 약정액 상위 5대 PEF가 경영권을 소유한 28개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사모펀드 인수 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증가세에 비해 ROE 증가세는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ROE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이익의 창출 정도를 나타낸다. 예를들어 자기자본이 1만원이고 당기순이익이 1000원이라면 ROE는 10%가 된다. 주주들이 1만원을 투자한 회사에서 1000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5대 사모펀드는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IMM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약정액 규모로 나열하면 △한앤컴퍼니(13조6052억원) △MBK파트너스(11조8413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6조4757억원) △IMM프라이빗에쿼티(6조4709억원) △IMM인베스트(5조5879억원) 순이다. 이들 사모펀드가 경영한 기업들의 ROE는 인수 후 1년에서 3년 사이 2년간 평균 1.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경영 기업들은 인수 후 1년부터 3년 사이 ROE가 평균 4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한 기업들의 ROE는 평균 7.5%포인트, 한앤컴퍼니 인수 기업들 ROE는 0.7%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이와 달리 MBK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인수 기업들은 인수 첫해보다 인수 3년 후 ROE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MBK파트너스는 네파와 홈플러스 등의 영향으로 인수 기업들의 첫해 평균 ROE가 7.0%에서 인수 3년 후 4.8%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쿠프마케팅의 ROE가 급락하면서 같은 기간 평균 ROE가 10.8%에서 14.5%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했다. 반면 사모펀드 인수 뒤 상장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과 당기순익률은 증가 폭이 커졌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의 매출액은 인수 첫해 평균 19조6272억원에서 인수 3년 후 21조436억원으로 평균 7.2% 증가했고, 당기 순이익률은 인수 후 3년 시점엔 인수 1년 후에 비해 5.7% 증가했다. 다만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의 경우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년 후 고려아연의 ROE는 8.1%에서 2년 후 8.6%로 0.5%포인트 증가했다. 매출은 최 회장 취임 첫해 7조5819억원에서 지난해 11조2193억원으로 48.0% 상승했다. 한편 일각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한 편이다. 기업 가치 성장보다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펀드의 이익만을 챙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가 기업의 실질 가치를 제고하고 적절한 가격에 엑시트하는 사례가 나오면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