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 위한 게임…K-게임, 방치형으로 장르 다변화
개발사 입장에선 저비용·고효율… 유저 입장에겐 낮은 피로도 장점 넷마블·엔씨 등 다수 신작 준비 중… 1.7%→16% 점유율 급상승
2025-12-01 김성지 기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중소 개발사들의 전유물이던 방치형 게임에 국내 게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타장르 대비 적은 개발 비용으로 인해 가성비가 좋아 게임업계 보릿고개를 견디는 역할을 하고 기존 지식재산권(IP)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장르 다변화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방치형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센시타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시장에서 방치형 게임의 점유율은 16%다. 지난 2020년 1.7%였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반면 역할수행게임(MMORPG)은 2020년 78.8%에서 56.2%로 감소했다. 컴투스의 '아스니아트리거'는 지난 3월 출시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 매출 순위는 8위에 올랐으며 지속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캐나다·영국·필리핀 등 영미권 4개 국가에서 론칭했으며 추후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방치형 게임은 게임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방치형 게임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이나 방대한 스토리가 필요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이에 그간 인기개발사나 중소개발사가 개발했다. 최근 게임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 속, 대형게임사는 저비용·고효율 방치형 게임을 출시하는 추세다. 또 자사 IP와 연계해 신규 유저 유입과 기존 유저의 충성도 상승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그 예가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다. 세븐나이츠 IP 기반의 방치형 게임으로 지난해 출시 후 2023년 하반기 매출 성장 순위와 다운로드 성장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리니지의 성공 이후 MMORPG 일변도가 유지되며 유저들의 피로도도 극에 달한 상태다. MMORPG는 과금을 해야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금이 필수이며 높은 숙련도도 필요로 한다. 반면 방치형 게임은 과도한 과금이나 숙련된 조작 없이도 즐길 수 있고 게임의 호흡이 짧아 적은 시간으로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맞물리며 방치형 게임의 흥행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방치형 게임이 출시 대기 중이다. 넷마블의 방치형 신작 ‘킹오브파이터 AFK’은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킹오브파이터 AFK는 지난 도쿄게임쇼에서 첫 공개됐고 ‘더 킹 오브 파이터즈 R-2’의 도트 그래픽으로 재해석해 레트로 감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미 글로벌 사전등록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달 개최된 지스타 2024에서 관객 참여형 이벤트를 예고한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에 대한 사전 예약자가 400만명을 돌파하며 유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신작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방치형 게임으로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여유로운 사냥과 통제 없는 필드, 라인 없는 세상 등 기존 리니지 IP 시리즈와 차별화된 게임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하이브IM의 삼국지 스토리 기반 '삼국블레이드 키우기', 위메이드커넥트의 '용녀 키우기'와 '팔라딘 키우기' 등 여러 방치형 게임이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방치형 게임 개발 추세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다. 방치형 게임의 수명은 6개월 이하로 다른 장르에 비해 수명 주기가 짧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또 방치형 게임은 MMORPG와 같이 국내에서 유행하는 장르라 글로벌 공략하는 추세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행에 힘입어 게임사들이 방치형 게임으로 재미를 보고 있지만, 짧은 수명주기와 낮은 수익성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대형 게임사들의 주요 사업으로는 부족하지만 핵심 IP를 강화하고 역할과 장르 다양화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