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닷새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美 대선 겨냥 연일 '존재감'
美 대선 불과 6시간 앞두고 단거리 미사일 수발 발사 도발
2025-11-0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미국 대선을 불과 6시간 앞두고 또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미 본토를 사정권에 뒀다고 평가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지난달 31일 발사한 지 닷새 만이다. 핵보유국 지위를 원하는 북한이 새로운 미국 대통령 선출을 코앞에 두고 '연속 미사일 도발'로 존재감 과시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발을 포착했다. 지난달 31일 동해상으로 ICBM 화성-19형을 1발 발사한 지 5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국제 정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대통령 선출을 목전에 두고 이같은 도발을 연속으로 감행했다. 특히 닷새 전 발사된 화성-19형의 경우, 북한의 예상대로 다탄두 ICBM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사거리는 미국 본토 전역에 닿는 1만500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여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사전 연료 주입이 필요 없는 고체 연료 엔진을 적용한 것은 미 본토를 기습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던 핵보유국 지위를 원하는 북한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산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AP통신은 이날 전문가 등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의 새 대통령 당선 이후 제재 완화와 같은 양보를 얻어내길 원하고, 이를 통해 결국 확장된 핵전력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대선 직전 이뤄진 일련의 '계산적 도발'은 한미 동맹을 겨냥한 북·러 밀착을 과시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핵 기반 동맹으로 올라선 한미 동맹에 핵무력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방러 중인 최선희 외무상과 예고 없이 만나 단단한 결속을 드러냈다. 한편 합참은 이날 북한의 SRBM 발사 도발에 대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위협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최근 ICBM 발사에 이어 오늘 SRBM을 여러 발 발사하는 등 불법적인 도발을 지속 획책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후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