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113년 만에 고향에 다시 서다
일제강점기 반출된 후, 탑 부재 보존처리와 복원 공사 거쳐 다시 제자리로… 복원 기념식 (11.12.)
2024-11-05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원주시와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하 ‘지광국사탑’)의 복원 공사를 완료하고, 11월 12일 오전 11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 광장(강원 원주시)에서 복원 기념식을 공동 개최한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승려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석탑으로,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빼어나다.
이번 행사는 지광국사탑이 113년 만에 원위치였던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에 다시 서는 것을 기념하고, 훼손되었던 탑의 보존처리와 복원의 성과를 알리는 뜻깊은 자리이다. 식전 공연(창작음악극)을 시작으로, 본 행사인 제막식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부대 행사도 진행한다.
법천사지에 있었던 지광국사탑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처음 반출된 뒤, 1,975㎞에 달하는 길고 긴 유랑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명동(1911년~1912년)과 일본 오사카(1912년)를 거쳐 경복궁 경내(1912년~2016년)에 있다가, 오랜 세월 훼손된 탓에 보존처리를 위해 2016년에는 해체되어 국립문화유산연구원(대전 유성구)으로 옮겨졌다.
이후 이곳에서 2020년까지 약 5년간 부재 29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받은 끝에 2023년 8월 부재 상태로 강원 원주시로 옮겨가면서 긴 유랑을 마무리했다.
2023년 12월 복원 위치가 원주의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확정된 이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간 유적전시관 내에 탑의 하중과 지진 진도 7의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면진대(免震臺)를 설치하고, 그 위에 높이 5.39m, 무게 39.4톤에 달하는 탑을 올렸다.
면진대는 구조물(석탑)과 전시관 바닥 사이에 지진 진동의 전달을 경감시키도록 설치한 장치를 말한다.
지광국사탑은 탑이 지닌 원형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았고, 레이저세척법 등 과학적인 보존처리 방법과 전통 기술을 지닌 장인과의 협업이 있었으며, 도상 및 문양 연구, 복원 석재의 산지 연구 등 여러 분야의 공동연구를 종합적으로 거쳐 보존처리와 복원에 성공한 사례이자 해외로 무단 반출된 석조 문화유산이 제자리로 복원된 모범 사례로, 강원특별자치도와 원주시를 대표하는 훌륭한 국가유산이자 역사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보존처리 사업 기간 동안 4권의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내년에 지광국사탑의 복원 과정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발간함으로써 전체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