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태원참사 2주기, 우리 모두가 잊어서는 안될 경고
2025-11-06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2022년 10월 29일,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위기 대응 능력과 안전 책임의 심각한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국민의 일상을 지키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애도"라며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지만 이런 발언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실제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이태원조사특별위원회는 사건 발생 이후 꾸준히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난 9월에서야 비로소 출범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주최자가 없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국가의 시민 안전 보호 의무를 부정했다. 하지만 헌법 제34조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위험에 대한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채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또한 밀집된 군중 속에서 일부 시민들은 자신의 위험을 무시하고 인파에 휩쓸리거나 혼잡한 지역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도록 유도했다. 좁은 골목에서 인파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이들은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적절히 대처치 않아 사고를 초래했다. 위기 대응 체계의 미비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숙제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긴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특히 정부는 위기 대응 시스템을 더욱 더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시간 정보 수집과 분석 시스템을 강화하고 각종 위험 요소에 대한 예측과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전국적인 안전 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위험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 기관간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이 안전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의 안전 점검 활동에 참여하거나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돕는 문화가 필요하다. 주민들이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개선은 제도적 변화와 기술적 혁신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태원 참사는 결국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과 시민들의 책임감을 일깨우는 경고다. 시민들 역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신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교통 법규를 준수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안전 지침을 따르는 등의 일상적인 안전 규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닌 공동체의 책임이며 이제 우리는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사회적 책임 의식을 확립해야 한다. 법적·제도적 개선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책임을 다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