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업계 AI 新경쟁···계약서부터 주거까지 망라

주거만족·시공품질·업무효율 등 효과 다각도 기술 보안 및 급속한 조직 문화 변화 대비해야

2024-11-05     권한일 기자
삼성물산이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최근 건설업계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AI를 통해 아파트는 물론 상업용 건물 입주자들의 편의성을 개선하는가 하면, 문서 검토·안전 확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AI가 시공사별 입주 만족도와 직원 업무 효율 향상의 화두로 떠오른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8월 '래미안, 더 넥스트(The Next)' 발표에서 AI 및 IoT(사물인터넷)를 적용해 자체 개발한 주거 플랫폼 '홈닉'을 처음 공개했다.  홈닉은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 적용되면서 관심을 모았고, 최근에는 대형 자체사업지인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에 향상된 AI 기술력을 반영한 얼굴인식 출입·음성인식 조명·주차장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삼성물산은 이 밖에도 빌딩 플랫폼 '바인드'를 출시해 오피스 시설로 AI 스마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홈닉과 마찬가지로 관리자가 앱으로 소방·전기·조명 등 시설물을 관리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AI 활용 범위를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우선 건설용 3D 프린팅에 AI 모델을 활용해 적합한 콘크리트 개발 및 비정형 구조물 제작 등에 성공했고,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에서 강점을 지닌 로봇 분야를 적극 활용해 현장 안전 관리 및 아파트 단지 내 자율 주행 배송 시스템, 재활용 지원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와 함께 입주민 건강 증진용 AI 체형 분석 시스템과 AI 밀폐형 작물 재배 시스템 (H 클린팜)등을 힐스테이트 봉담 단지에 처음 적용했고 이를 다른 준공 단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AI 기반 계약 문서 분석 시스템(바로답 AI)을 이달 선보였다. 이를 통해 방대한 분량의 입찰안내서(ITB)와 해외 프로젝트 계약 문서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관련 의사결정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발주처와 협력사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하는 '바로레터 AI'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엔지니어링은 강점인 플랜트 분야에 특화된 LLM(거대언어모델) 시스템을 내놨다. 이는 165억개의 말뭉치 토큰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플랜트 건설 분야 데이터를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로, 향후 설계 및 ITB 항목 비교분석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에 로봇 벤처기업과 함께 자율주행 미장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AI 외벽 도장 로봇 및 공동구 점검 로봇, 드론 등을 힐스테이트 시공 현장에 사용 중이다. GS건설은 현장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을 위한 AI 번역 프로그램 'Xi Voice'(자이 보이스)를 개발했고 아침조회 및 안전 교육 등에 활용 중이다. 한국어로 말하면 자이 보이스를 통해 음성인식 후 중국어·베트남어 등 120여개 텍스트로 동시에 변환된다. 이 밖에도 △포스코이앤씨(AI 입찰 문서 검토·시공 품질 관리) △DL이앤씨(AI 층간소음 관리·빌딩정보모델링 BIM 터널 설계) △롯데건설(생성형 AI 플랫폼·설계 자동화) 등 주요 건설사들은 앞다퉈 인공지능 관련 투자를 늘리고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발주·설계·시공·운영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고, 기획·설계·시공·운영·유지관리 등 여러 단계에 걸쳐 있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타 산업군에 비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는 AI 도입의 중요한 고려 사항인데, 이를 학습시키기 위한 대량의 데이터 공급에 따른 기술 유출 및 보안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AI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 및 조직 문화에 큰 변화를 초래하므로 이에 대한 교육 및 문화 정착을 위한 지원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