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폐지 결정… 野 4당 "초 부자 감세" 강력 반발
이사충실 의무·지배구조 개선 등 '상법 개정' 성난 진보 지지층 달래기 나서
2024-11-05 이현민 기자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결정하자,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 4당은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5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는 "금투세 폐지는 서민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일이 아니라 명백한 초부자감세다"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원내대표와 차규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 야당 대표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세금 깎아주는 일에 동참하면 민생은 누가 지킨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얼마 전, 여당의 한 정치인이 이 대표를 두고 프레지덴셜, 즉 '대통령스러워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며 "금투세 폐지는 깊은 고민은 없이 눈앞의 표만 바라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정혜경 진보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4일 "윤석열의 부자 감세를 비판한 민주당이 금투세를 포기한 것은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도 이날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결정은 조세원칙과 조세 중립성을 해치는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금투세란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5000만 원 이상을 넘어설 경우 초과액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매기는 제도를 말한다. 여야 합의를 통해 2023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2년을 유예했다. 유예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금투세는 내년 1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500만 주식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금투세 시행에 대한 당의 입장을 번복한 데 대해 "원칙과 가치를 저버렸다고 하는 개혁 진보 진영의 비난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손바닥 뒤집듯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당초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 세제 개편 방안에 금투세 도입을 포함한 것이 시작이었다. 나아가 금투세 폐지로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금투세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금투세 폐지로 세수 기반만 취약해졌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금투세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2027년까지 3년간 연평균 1조3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야권 내 비판이 봇물 터지듯 터지자 민주당은 상법 개정 및 주식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금투세 대신 상법 개정안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정문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5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주주 충실 의무 조항을 담은 상법) 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라며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시 선진화 정책에 앞장서는 첫 단추로 상법 개정안을 이번 국회 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라고 말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TF가 이사 충실 의무, 지배구조 개선 과제 등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어서 꼼꼼한 안내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