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10대 여학생 무차별 살해 사건 첫 공판

박대성, 살인 혐의는 인정했지만 일부 혐의 부인 피해자 유족 "엄중한 처벌과 사회 격리 필요"

2025-11-05     손봉선 기자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순천의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대성(30)의 첫 공판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주장이 나왔다.

박대성은 살인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추가 살인을 계획했다는 살인예비 혐의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다소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용규)는 5일 오전 박대성의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사건 당시 박대성이 순천 도심의 한 도로변에서 10대 여학생 A양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흉기 공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대성은 9월 26일 0시 42분경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홀로 길을 걷고 있던 A양을 표적으로 삼아 뒤쫓은 뒤 흉기를 휘둘렀고, 피해자는 이 공격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대성은 이 살인 행위 이후에도 또 다른 살인을 계획했다. 박대성은 흉기를 소지한 채 2차 범행을 위해 대상을 물색하며 홀로 영업 중이던 여성을 노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특정 업소에서 여성을 불러내 흉기를 사용해 살해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이 밝혀졌으며, 주점이나 노래방을 방문해 업주를 방으로 호출하는 방식으로 두 차례 살인을 시도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그러나 박대성 측 변호인은 일부 공소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2차 살인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여겨지는 살인예비 혐의는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박대성에게 사건 조사 과정에서 “알지 못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는지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박대성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며 변호사와 상의한 뒤 진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피해자 유족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을 엄중히 처벌해 영원히 사회와 격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주변 친구들도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성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26일 오후 2시에 순천지원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