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지는 中 경제···명품 실적도 곤두박질
럭셔리 1위 LVMH, 플래그십 매장 오픈 무산 경기 침체·소비 트렌드 변화···올해 매출 급감
2025-11-05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세계 최대 명품 소비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급격한 현지 내수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에 따른 결과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둔화와 주택시장 침체,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 등으로 인해 현지 중산층이 지갑을 닫으면서 명품 브랜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디지털럭셔리그룹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한 중국 명품시장은 올해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루이뷔통, 디올, 티파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해 6월 베이징을 방문해 주력 브랜드 루이뷔통의 플래그십 매장 개설을 진두지휘했지만, 올해 상반기로 추진된 매장 오픈은 무산됐다. 내년까지 문을 열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 같은 사례가 유럽 명품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LVMH의 지난 3분기 중국을 포함한 지역 매출이 16% 감소했고, 구찌 등을 보유한 케링그룹은 연간 수익이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시계의 대중국 수출량은 지난 9월 기준으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3분기 중국을 포함한 북아시아 매출이 6.5%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버버리 등 다른 브랜드들도 최대 50%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 상황이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사이 중국의 명품시장은 4배 이상 급성장해 660억 달러 규모로 커졌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이 같은 실적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소비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젊은 소비층이 명품 대신 여행이나 자기 계발 등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