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몽규 축구협회장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 요구
협회장·상근부회장·기술총괄 등 중징계 대상 결론 "권고 아닌 요구"···최종 매듭은 축구협회 공정위로
2025-11-05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독단과 위법·부당한 행정 등을 드러낸 대한축구협회에 책임을 물어 정몽규 회장 등 수뇌부에 최소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문체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진행한 감사를 통해 총 27건의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 등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문책(징계)·시정·주의 요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은 '권한 없는 자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추천해 이뤄진 것'으로,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만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다시 후보자를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방법을 강구하도록 협회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최 감사관은 "정 회장은 협회 업무 총괄로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요구했다"며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상 제명, 해임, 자격정지가 공무원 기준으로 중징계에 해당하고, 이 세 가지 가운데 공정위가 선택하면 될 걸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징계를 권고하는 게 아닌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규정상 문체부는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있고 판단은 축구협회 공정위가 내리도록 돼 있다"면서 "협회가 국민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국가대표 전력 강화위를 다시 꾸려 감독 재선임 작업에 나서는 등 하자를 개선할 방법을 최대한 강구할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외에도 타 대표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도 공정성이 저해된 점들을 확인했다고 했다. 우선 남자 성인 대표팀 등 10개 대표팀 내 43명 지도자 중 42명이 이사회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별도의 공문이나 관련 문서도 남아있지 않아 지도자 추천 과정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문체부는 판단했다. 문체부는 징계 등 문책 사안은 축구협회가 1개월 내 의결 후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및 시정 등 조처는 2개월의 기간을 준다고 밝혔다. 다만 협회가 국가대표 감독에 대한 재선임 절차를 공정하게 기획해 진행할 경우, 협의를 통해 2개월보다 많은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