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레미콘업계, 시멘트 가격 두고 의견 분분
건설업계와 단가 협상 시 인하 우려 의견 제기 “현재 위기부터 해결해야 미래 대책 수립 가능”
2024-11-06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레미콘 업계 내부에서 시멘트 가격 인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건자재 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했다. 해당 협의체에는 시멘트업계도 포함된다. 그간 가격을 인상한 원인이 해소됐음에 불구하고, 가격 인하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수요처인 레미콘업계는 가격 인하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지만, 일부는 향후 레미콘 가격까지 인하될 수 있다는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시멘트업계는 그간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확보했지만, 인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연탄과 전기요금 등의 가격 인상 명분은 건설 및 레미콘업계에서도 일부 수긍했지만, 최근 불거진 환경비용 관련 언급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여론도 조성됐다. 과도하게 높은 시멘트 가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기준 t당 7만8800원이었다. 작년 말 시멘트 7개사 평균 가격은 t당 11만2000원으로 3년간 42% 상승했다. 다만 레미콘업계에서는 다소 엇갈린 주장도 제기된다. 시멘트 가격이 인하될 경우 레미콘 단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건설업계가 레미콘 가격 인하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도 협상에는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의견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의견은 소수에 불과하다. 레미콘업계 전반적으로는 걱정할 것 없다는 분위기다. 중소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인하에 따른 레미콘 가격 변동을 우려하기에 앞서, 현재 위기에 빠진 업계 분위기를 살펴봐야 한다”며 “최소한 내년 레미콘 단가 협상 이전까지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현재 위기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업계는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로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으며,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멘트업계의 주장에는 맹점이 존재한다. 건설경기 악화에 불구하고 이익이 늘었다는 점과 환경규제 강화는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 속 스스로 불러온 결과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선 시멘트업계는 올해 1~3분기 시멘트 출하량(내수)은 322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76만t(1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 내수 총출하량은 4400만t에 그쳐 전년보다 12.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들의 매출은 감소하는 한편,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규제 비용도 폐기물 소각이 발단이었다. 당초 시멘트업계는 주연료(유연탄) 사용을 줄이고, 폐기물을 대체연료로 사용한 바 있다. 기존 소각업계는 폐기물 소각이라는 동일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규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느슨한 시멘트업계의 환경규제가 지적받으면서, 정부도 결국 규제 강화를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멘트업계는 일방적인 통보를 바탕으로 건설 및 레미콘업계에 우월적 위치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산업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약간의 명분이 주어졌지만, 협의체를 바탕으로 소실된 신뢰관계가 다시 쌓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