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철강·석화, 中 부양책에 기대·의심 공존

中 부양책 발표에…주요 석화 제품 가격 오름세 철강업계, 中 부양책 가격과 수요 긍정적 영향

2025-11-06     박지성 기자
여수산단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철강·석유화학 업계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공급 과잉 정상화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부양책 규모는 지난 4일 개막해 오는 8일까지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중국은 이구환신(3월), 지급준비율 인하(9월), 부동산 부양책, 대규모 재정 투입 등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석화 수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글로벌 석학 기업들은 중국 경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에 달했다. 현재 중국은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돈풀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말 중앙은행의 1조위안(약 190조원) 규모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국내 석화 업계의 상황도 함께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중국 정부가 지난달 1일 중국 국경절 연휴 돌입 전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자 같은달 첫째 주 주요 석화 제품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그동안 계속 추락했던 벤젠, 파라자일렌, 테레프탄산 등 가격이 반등했으며, 탄화규소 기반 폴리염화비닐의 중국 내수 가격도 10.5% 급등했다. 철강업계도 중국의 부양책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소비국으로 중국의 경제 활성화와 부동산 경기는 철강 수요와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부동산 업황은 철강 수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국 건설 산업은 중국 철강 시장 수요의 4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번 중국 전인대는 증시와 부동산을 활성화하기 위한 부양책 규모 책정이 가장 큰 관심사로, 철강사들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중국산 철강 공세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 내수 건설 시장이 침체를 겪자 현지 철강사들이 저가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에 대해 정부에 반덤핑 제소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철강 가격과 수요에 대체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내놓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아직까지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래셔널 다이내믹 브랜드 펀드의 에릭 클라크는 "중국 정부의 대응은 심각한 문제에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도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시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러한 무역 분쟁은 중국 경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