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개인화된 공간정보의 미래
2024-11-06 최홍서 (주)세종엔지니어링 대표
매일일보 | 끝없는 지평선과 수평선을 보면, 그 옛날 콜럼버스가 항해할 때 지구의 끝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납득된다. 우리는 일상을 동서남북 수평적 시선으로 파악한다. 아주 가끔 비행기 창문을 통해 땅을 내려다보면 우리가 지도를 통해 보던 지형정보가 정확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콜럼버스 시대에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기술이 있었다면, 누구도 항해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수평적 시선과 수직적 시선의 간극은 정보 이상의 권력적 가치를 지닌다.
현대에서는 고층 빌딩 전망대에 오르거나 인공위성을 통해 획득한 지도를 통해 하늘에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됐다. 하늘에서 보면 도시는 책의 목차처럼 일목요연하게 원하는 위치와 교통 경로가 파악된다. 건물의 면적을 비교할 수도 있고, 물이 흐르는 방향과 해가 뜨고 질 때에 일조량과 심지어 주변에 산과 하천의 위치를 파악해서 산사태와 홍수에 얼마나 안전한지도 파악할 수 있다.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제작할 당시 지도는 국가안보에 관한 문서로 다루어졌다. 지도의 탄생이 지형정보의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했음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인공위성과 GPS의 발달로 개인이 지도를 손에 넣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스트릿 뷰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가보지 않은 지구 반대쪽도 볼 수 있게 됐다. ‘공공공간정보’는 국가권력만이 사유할 수 있던 수직적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준 공간 민주화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공간정보의 공개 이후에도 더욱더 정확한, 그리고 개인화된 지형정보를 가지고 싶은 수요가 있었다. 공공정보에는 반영되지 못한 건설과 개발에 따른 즉각적 변화, 계절적 특성, 고화질의 지형, 3D모델과 특정 변인에 관련된 지형정보 등 필요에 따라 자신만의 지도와 사진을 만들고자 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드론측량이다. 이미 드론은 홍수나 산사태와 같은 재난 지역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빠른 복구를 위한 지형 분석에도 활용된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공공측량과 달리 소규모, 개인단위의 드론 측량은 자칫 위법상황에 처할 우려가 있다. 우선, 안전에 관한 내용을 담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제310조 제1항에서는 초경량비행장치(드론)에 대한 금지사항을 나열하고 있다.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에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방법, 일몰 후 일출 전까지 야간비행, 주류 등 섭취하며 비행하는 행위 등과 같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 등 비행이 금지되지만 가볍게 여겨 위법을 저지르기 쉽다. 또한, 주의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드론 측량은 개발행위가 활발한 비도심지역에서 요구된다는 것이다. 비도심 지역은 군부대, 공항 등 비행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신청하여 허가받지 못하면 위법이 된다. 안전한 방법은 ‘드론 원스톱민원서비스’를 이용해 비행제한구역을 확인하고 사전에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공간정보는 곧 힘이다. 도시의 편리함과 안전을 효과적으로 도출해내고, 우리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드론 측량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관계 법령을 준수하고, 드론과 측량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하늘에서 바라본 공간에서 우리는 작아 보이지만, 공간정보를 통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책임은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