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위기…‘위기’는 ‘기회’가 될 수 없다

2024-11-06     임문희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장
임문희

매일일보  |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 없는지 사계절이 순환은 되나 예전처럼 분명하던 계절이 아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봄가을은 온 듯 간 듯 순간 지나고 폭염과 폭우로 마치 동남아인가 싶은 여름, 장마철인 것처럼 잦은 비로 당황스러운 겨울은 이미 우리나라도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현실을 알려 준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서 보면 작년 12월부터 석 달간 전국 강수량은 236.7㎜로 평년의 3배에 달했고 강수일수도 31.1일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또한 겨울 전국 평균 기온 역시 2.4도로 평년 대비 1.9도 높아 역대 2위를 기록하였다. 겨울철의 역대 2위 기록이 우스웠는지 올해 여름 이상고온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올해 여름 기후 특성에 의하면 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름철 전국 평균 기온이 25.6도로 평년보다 1.9도 높았는데 이는 폭염으로 최악의 트라우마를 남겼던 2018년 25.3도보다 높은 기록이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경제피해액도 가속증가하고 있다. 기후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 제공 자료에 의하면 기록적 폭우, 태풍, 폭염 등은 지난 해까지 11년간 우리나라에 16조원 가까운 경제적 피해를 입힌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규모는 최근 6년 새 추세적 증가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후재난에 따른 직접피해액은 4조 1천억원, 이를 복구하는데 투입된 비용은 11조 8천억원이었다. 인명피해도 2013년 이래 341명이 사망·실종하였고 그 양상 또한 우상향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인류가 재앙수준의 위기에 봉착해 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인류가 위기극복을 위해 항시 외치던 구호는 기후위기 앞에서 절대 무용하다.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실컷 남용한 자연, 그리고 그 결과로 마주하게 된 기후재난 앞에서 인류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더 이상 위기가 진행되지 않게끔, 최소한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공사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 농촌용수 이용체계 재편, 치수능력확대, 시설물 관리 자동화, 맞춤형 배수개선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심각해지는 기후재난으로부터 농업, 농촌, 식량안보 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신속히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므로 앞으로도 공사는 보유한 우수한 인프라 등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사업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상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