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심사 野 칼바람 부는데 사법부는 무풍지대, 왜

野 대통령실·檢 특활비 등 예산 칼질 시사…사법부 예산 증액에는 '조용' 이재명 15일·25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재판 의식한 몸사리기?

2024-11-06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칼바람 심사'를 예고한 가운데,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대통령실, 검찰 등과 관련된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도 예산 증액이 예상되는 사법부는 야당의 저격망을 벗어난 모습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이달 있을 이재명 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1심 공판을 의식해 사법부 예산안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일 민주당 정책위와 예결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 기조를 밝혔다. 대통령실·법무부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나머지 정부부처 예산도 절반 수준 감액한다는 고강도 방침까지 얹어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1조 원 상당의 예산 증액분도 걷어낸다는 방침이다. 7900억 원 규모로 편성된 '마음 건강 지원사업'과 3500억 원 예산 규모의 '개 식용 종식법'을 '김건희표 예산'으로 규정하면서다. 윤 대통령의 랜드마크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505억 원 규모)도 전액 삭감을 예고했다. 특히 예결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허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예산안 토론회에서 대통령실, 검찰 등을 지목하며 "권력기관이 국민 세금을 쌈짓돈처럼 지출 증빙 없이 쓰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과감한 삭감을 하겠다"고 못 박았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부 예산에 대해선 비교적 관대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사법부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1388억 원 증가한 2조3126억 원이다. 초과근무 수당 부족에 따른 재판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9년 만에 처음 이뤄진 증액안이다. 다만 민주당은 현재까지 사법부 예산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법관 탄핵을 시도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맡았던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에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향해 "법관 출신 주제에"라고 말해 설화를 빚자, 이재명 대표가 즉각 당직 사퇴 등 고강도 조치에 나선 것도 사법부를 향한 구애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이 정부, 검찰 측 인사들과 참고인들에게 논란이 될 만한 수위 높은 발언들을 쏟아낸 데 대해선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과 대비되며 이 대표 재판 전 몸사리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랐다.    이에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침소봉대"라며 "지난 국감 이슈(김우영 의원 당직 사퇴)는 법관 출신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통념적으로 봐도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당 차원의 조치에 나선 것이다. 사법부 예산은 관련 상임위원들이 증감 여부를 들여다보는 단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