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일·가정 양립 속도 낸다…제도 뒷받침은 숙제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중소기업의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관련 제도가 현장에서 잘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제계는 중소기업중앙회를 필두로 이달 중 ‘중소기업 일·가정 양립 위원회(가칭)’를 출범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범중소기업계 및 중소기업 경영 지원 관련 유관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다. 중소기업계의 일·가정 양립 확산 캠페인, 관련 제도·정책 개선 방향 논의 등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과 가정 양립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일·가정 양립 문화를 중소기업계에도 확산시키기 위해 기존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봤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임신·출산 가구 지원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추가 보완 과제 등을 논의했다.

먼저,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가 유예된다.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 유예를 내년 1월부터 2년간 시행한다. 추진기간 종료 전 납세자 만족도 등을 고려해 추가 연장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단기 육아휴직은 기업 및 근로자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사용하도록 보완·적용된다. 저고위가 단기 육아휴직 도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실제 현장에서 보다 탄력적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연 1회 2주 단위 사용’에서 ‘연 1회 1주 단위, 최대 2주 사용’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 공개는 민간기업으로 확대된다. 현재 공공기관은 알리오(중앙), 클린아이(지방)를 통해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 등을 공개 중이다. 정부는 상장기업에 대해서도 이달 중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 등 공개를 사실상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우선 제도가 현장에서 잘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존 제도의 보완도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중소기업 인사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육아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대체인력을 충원하기 쉽지 않아 담당 업무가 타 직원들에게 임시로 떠넘겨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제도가 마련돼도 현장 상황에 따라 작동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