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철강·석화·배터리, '中 담벼락' 넘고 반등 노린다
철강, '넥스트 차이나' 인도 시장 정조준 석화, 불황 장기화에 구조조정 필요성 대두 배터리, 회복세 전망에 미국 시장 진출 가속
2025-11-06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중국발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내 철강·석유화학·배터리 업계가 실적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는 고속 성장하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현지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 제철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포스코는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에만 용광로 및 전기로를 뒀는데 인도에 처음으로 쇳물을 녹여 중간재를 만드는 일관제철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대제철도 올 3분기 인도 푸네에서 연간 23만톤 생산 규모의 푸네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했다. 내년 4∼6월에 설비 설치 및 시험 생산에 들어간 뒤 같은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강판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사들이 인도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는 인도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 1위(14억5093만명)의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평균 연령 28세로 성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석화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편광판 및 소재 사업을 1조982억원에 매각했으며 여수 NCC 2공장 매각도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LC 타이탄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산업부는 이달 중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협회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석화 산업의 부진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석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에선 올해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내년부터 예고된 유럽 내 신규 전기차 출시와 탄소 규제 강화가 호재다. 미국 내 신공장 가동 역시 긍정적이다. 대표적으로 삼성SDI가 미국 내 신규 공장 가동 혜택을 얻는다. 스텔란티스와 합작사(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이 다음 달 조기 가동에 돌입한다.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캐파(CAPA·생산능력)를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면 AMPC 금액은 순차적으로 증가한다. 동시에 제품 다변화와 효율적인 자금 집행으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최근 수요가 높아지는 미드니켈·LFP(리튬인산철) 제품을 늘리고, 투자 속도 조절로 과잉 생산을 막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르노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포드사와 10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도 맺었다. 업계에선 계약 제품을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으로 추정했다. SK온도 전기차 수요 변동에 대한 손익 변동성을 줄이고자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집중해 전기차 외 배터리 수요에 대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