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류, 장수 브랜드만 ‘호재’ 까닭은

출시 10~30년 제품 건재 과시…“세대교체에도 익숙한 맛 대물림”

2015-05-01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때 이른 이상고온으로 빙과류 매출이 일찍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제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일등공신은 10~30년 넘은 장수브랜드로 나타났다.이는 세대가 바뀌어도 친숙한 브랜드를 신뢰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뚜렷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1일 편의점 CU가 지난해 각 브랜드 별 아이스크림 판매 매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바 부문은 메로나(빙그레·17.4%)가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돼지바(롯데푸드·10.9%), 누가바(해태제과·9.4%), 바밤바(해태제과·6.4%)순이었다.아이스크림 튜브 부문은 빠삐코(롯데푸드·23.5%)가 1위를, 설레임(롯데제과·14.3%), 더위사냥(빙그레·12.3%), 탱크보이(해태제과·11.6%)가 상위권을 지켰다.콘 부문은 1위가 구구콘(롯데푸드·14.4%), 월드콘(롯데제과·9.0%), 부라보바닐라(해태제과8.4%) 등이 뒤를 이었다.이렇듯 ‘장수제품’이 빙과류 시장을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은 편.빙과류 업계 1위인 롯데제과가 꼽은 빙과매출 상위 3위 제품 역시 1위 월드콘(1986), 2위 설레임(2003), 3위 스크류바(1985)등으로 10년차인 설레임을 제외하곤 모두 20년 이 훌쩍 넘은 장수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특히 월드콘의 경우 1986년에 출시돼 1988년 콘 시장 1위로 올라섰고, 1996년부터는 빙과시장 전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롯데제과 관계자는 “당사 빙과류 매출 가운데 장수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약 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다른 빙과업체도 70~90년대 상품이 여전히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긴 마찬가지다.해태제과는 부라보콘(1970), 누가바(1974), 바밤바(1976)가, 빙그레는 투게더(1974), 비비빅(1975), 더위사냥(1989), 메로나(1992)가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대변하고 있다.빙그레 측은 당사의 장수브랜드들이 빙과 매출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빙그레 관계자는 “근래 기존브랜드 강화를 위해 리뉴얼 혹은 맛이나 기능만 확장한 익스텐션 제품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제품 출시가 적었다”며 “최근 1~2년 새 신제품 매출비중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빙그레의 경우 아이스크림 매출 상위 5개 브랜드는 1위 메로나를 중심으로 붕어싸만코, 투게더, 비비빅, 더위사냥 등 장수브랜드가 주를 이룬다.이처럼 장수브랜드의 파워가 해마다 강해진데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를 꺼리고 있다. 막대한 투자 대비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없는 부담 탓에 기존 ‘장수제품’ 위주로 리뉴얼 및 익스텐션 제품 위주로 새판을 짜고 있는 것.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쌓아 온 소비자들의 신뢰와 제품과 연관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반복적인 재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불황일수록 장수브랜드들이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사람들의 입맛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세대가 교체되더라도 자기가 과거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대물림되듯이 장수 제품 역시 그와 같은 이유로 오랜 기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한편, 일각에서는 올해 일찍부터 고온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빙과업체가 완만한 실적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