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빈 칼럼] 지방에서 살아남기

2024-11-07     매일일보
강사빈
대학교에 진학하며 대구로 내려왔다. 그 이후에 학교를 쉬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많은 상황이 바뀌어도 절대 바뀌지 않는 것. 대구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는 흔히 말하는 '지방'이다. 대구에서 서울, 차가 막히지 않아도 네 시간 이상은 걸리고 아무리 빠른 KTX를 이용해도 두 시간은 생각해야 한다. 비용은 어떤가. 왕복 9만원에 가까운 푯값은 쉽게 결제하기 어렵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청년들은 이른바 '상경', 그러니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올라가 정착하고 싶어 한다. 더 이상 지방에서 살면서 급격히 변화하는 지금의 사회를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많은 현실적인 여건들도 있다. 당장 대구 지역만 봐도 평균 소득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특히 '지역내총생산', GRDP는 2022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1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르게 말하면 서울이나 수도권 소재 기업에 취직했을 때보다 벌어들일 수 있는 기대 소득이 작은 편이라는 것이다. 갈수록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청년들은 계속해서 대구를 비롯한 지방도시들에서 '탈출'하고 있고, 지방에 남아있는 기업들은 새로운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더불어 지역 자체의 경쟁력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그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대학 선호도의 변화이다. 경북대학교, 부산대학교 등 상위권으로 꼽히는 지방거점 국립대학들의 선호도는 이른바 '인서울' 대학 하위권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또 이런 선호도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지방시대"를 표방하며 지방을 살리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만들어내고 지방시대위원회 등을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해 정책을 조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역할을 맡기고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도권 집중화 현상과 지방에서 청년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는 더 높은 수위의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당장 현금성 지원과 투자를 통해 '유통기한이 있는 지방 살리기'에만 의존하면 지방 소멸의 시간만 늦출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과 정책을 고민하는 것 역시 필요한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당장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그들이 왜 지방을 떠나는지. 지방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려면 어떤 요인이 필요할지. 거기에 진정한 '지방시대'로 가기 위한 해답이 있다. 지방에서 살아남기, 그 키(key)는 청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