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계 본격 인사 시즌…4대그룹 경영진 거취 이목
삼성, 이달 초중순 사장단 인사 관측 SK, 내달초 새 경영진 전진 배치 전망 현대차 사장 연임 유력…LG 부회장 승진 촉각
2024-11-07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재계 연말 인사가 본격 막이 올랐다. 올 연말 인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 장기화로 경영 난도가 높아짐에 따라 위기 대응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에 4대그룹 경영진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4대그룹 중 삼성전자는 빠르면 다음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인사 카드로 연말 느슨해진 분위기를 다잡고 내년 준비에 속도를 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연말 정기 인사를 실시한다. 지난해는 소폭 앞당겨진 11월 말에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고 사장 승진이 2명에 그친 소규모 인사로 '안정'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가 깜짝 '원포인트' 인사로 반도체(DS) 수장을 교체할 정도로 조직 쇄신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 불확실성 확대 속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주요 인사들에 칼바람이 몰아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DS부문을 중심으로 경영진에 대폭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사업부장, 파운드리사업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과 더불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유력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DX부문에선 사내이사인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MX사업부가 올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면서 노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인사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대표이사급 인사들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이들의 연임 여부가 2025년 삼성의 경영 방향을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남궁범 에스원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뒀다. 일각에선 장덕현 사장의 삼성전자 복귀를 점친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도 삼성전기 대표에서 삼성전자로 복귀한 바 있다. 전방위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SK그룹 역시 내달 초 경영진을 새롭게 배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인사에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을 비롯해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60대 부회장단 4인이 2선으로 물러난 바 있다. 이어 지난 5월과 6월에도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사장을 교체했다. 지난 1일 합병 법인을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은 합병에 앞서 지난달 SK에너지 등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 조직 재정비를 본격화했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선전으로 화제를 모은 현대차그룹은 쇄신보다 '사기 진작'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현대차는 대표이사·사장 인사는 11월, 임원 승진 인사는 12월에 진행한 바 있다.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목표로 삼은 만큼 전기차와 로보틱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특히 수소를 비롯해 미래 먹거리를 전방위로 챙기고 있는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LG그룹은 현 부회장 체제에 변화가 있을지가 관심사다. 앞서 2022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2023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차례로 용퇴한 바 있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은 권봉석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 이들 모두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도 예년과 같이 11월 말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