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北美 관계 '새 국면' 맞나···한반도 비핵화 차질 우려도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나며 친분 과시 北핵 용인 시 한반도 '요동'···정부 "한미 협력 유지에 노력"
2024-11-07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실현되면서 수년째 단절된 북미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이미 수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관리’에 치중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한국에 지대한 예측불가능성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협상을 즐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상, 북한과의 대화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인내 전략'을 고수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해 다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재임시절 초반에는 김 위원장과 각을 세웠으나, 결과적으로는 세 차례 김 위원장과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미국 지도자로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행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내 친구"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대선 기간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대가로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을 제공하는 거래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인적 친분'을 중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라는 파격적 결론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과 최악의 관계를 형성한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경우, 북한 비핵화를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서온 한국에는 큰 숙제가 생기게 된다. 미국이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 의지를 자극함과 동시에 동북아의 긴장을 한층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일부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으로 인해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 간 협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한미 간 협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한미 정부뿐만 아니라 조야에 폭넓게 북한 비핵화와 북한 인권 실질 개선에 대한 깊은 공감대가 충분히 이뤄져 있는 상태"라며 "(이같은 문제들은) 미국 내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어내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우크라이나에 파병한 북한의 군사동향을 평가했고, 점증하는 핵 능력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오물풍선 낙하, GPS 교란 등 정보를 공유했다"며 "양측은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도 지속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트럼프 1기 정부 때 한미일 기업 협력을 주도해 현재의 한미일 협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자"고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 간 좋은 협력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