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셋값, 공급량 적어 상승세 굳건

대출규제로 주춤하나 상승세 억제 무리

2024-11-10     김승현 기자
금융당국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금융당국 대출규제로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하고는 있으나, 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세를 완전히 억누르는 것은 제한적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11월 첫 번째주(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0.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0.05%) 대비 축소된 수치로 서울(0.08%→0.06%)과 수도권(0.09%→0.07%) 모두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전방위적인 대출규제를 전개한 효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재건축 단지나 지역 내 선호단지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대출규제로 인한 매수자 관망세가 이어져 매물이 적체됐고 가격 상승폭도 지난주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 대비 공급량이 여전히 적어 전셋값 상승을 억누르기에 무리란 지적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77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더라도 지난 4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5.02% 올랐다. 지난 6일 정부가 서울 내 서초구 서리풀지구(그린벨트)를 해제해 2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토지 수용과 보상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221만㎡ 규모 그린벨트를 해제해 오는 2029년 첫 분양(2031년 첫 입주)할 계획이나 공급 시점이 늦어 지금 당장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위원은 “공급 규모가 크지 않아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입주 시점도 오는 2031년으로 단기적인 수도권 집값 안정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장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1만2000가구가 동시 공급될 예정이지만, 실거주 의무로 인해 전세매물은 제한적이다. 송승헌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물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보다 거주 수요가 높은 재건축 단지 특성상 입주장 효과가 나올 정도인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둔촌주공 입주는 내년 3월까지 분산적으로 진행되며 무엇보다 서울 공급량 자체(2만5000여호)도 이전보다 적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셋값 상승세를 억누르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부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결국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해 공급이 이뤄져야 가격을 잡을 수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원자재 가격 등 여파로 분양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정부는 기술개발 등 건설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