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존폐위기 호소’에도...현대트랜시스 노조, 또 주택가 시위
현대트랜시스 노조, 한남동서 무리한 시위 강행 지난달 시작된 무분별한 노조 집회‧시위 4번째 800여개 중소 협력사 폐업‧도산 위기 몰려
2025-11-08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한 달째 이어가고 있는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800여 중소 협력업체가 고사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노조는 서울 주택가 등에서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10여 명은 지난 7일 아침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민폐 시위를 강행했다. 작년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유례없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무분별한 집회‧시위는 지난달 26일과 28일, 29일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로, 현대트랜시스와 아무런 상관없이 없는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파업은 32일째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장기간 전면파업으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협력사들의 호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일 현대트랜시스에 자재와 부품을 납품하는 충남 서산 소재 1~3차 중소 협력사 임직원 300여 명은 서산시청 1호광장과 중앙호수공원 등 시내 주요 지역에 모여 장기 납품 중단으로 생사 기로에 놓였다며 생산 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다. 협력사 임직원들은 주변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파업을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호소문을 나눠 주며, 현대트랜시스의 장기파업으로 협력업체 생사는 물론 서산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현대트랜시스 협력사들은 납품 중단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영손실과 자금사정이 악화돼 폐업과 도산 위기에 처해있으며, 파업이 더욱 길어져 실제 폐업‧도산으로 이어지면 20여 만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생계를 잃게 된다. 중소 협력업체의 경우 규모가 영세할수록 장기 납품 중단은 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대트랜시스의 생산 재개가 절박한 상황이다. 지난 6일 서산 시민 호소에 참여한 한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대표는 “납품 중단이 시작되면 협력업체 대표는 직원들의 급여를 구하기 위해 자금으로 확보하러 다녀야 한다. 이는 성과급이 아니라 직원들의 월급과 (공장) 월세”라며 “자금을 확보해도 높은 이자로 인한 경영손실은 고스란히 협력업체의 몫”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호소했다. 한 협력업체 직원 역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성과급 문제지만, 협력사들에게는 생계의 문제다. 매일 매일 불안에 떨며 파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한 집안의 가장, 아들, 딸인 직원들을 생각해서 파업을 조속히 멈추어 달라”며 생계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주택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민폐 시위는 현대트랜시스와 관련이 없는 인근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며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속하고 있는 민폐 시위와 장기 파업이 애꿎은 시민들의 피해는 물론 영세한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음을 자각하고 하루빨리 파업과 시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주말이었던 지난달 26일 한남동에서 성과급 관련 시위를 처음 시작해 평온하게 휴식을 취해야 할 인근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으며, 28일에는 노조원 1000여 명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면서 극심한 소음과 교통체증, 통행방해 등을 유발해 현대차와 기아를 찾은 방문객과 인근지역 주민, 보행자 등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와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왔으나 노조가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