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파죽지세 편의점…오프라인 최강자 반열 오르나

오프라인 매출 백화점 16.8%·편의점 16% 1인 가구 증가, 고물가에 편의점 수요 증가

2024-11-10     강소슬 기자
편의점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와 의무휴업 규제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편의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올해는 오프라인 채널 최강자 자리에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인 1월부터 6월까지 주요 유통업체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 85조4000억원 중 편의점 비중은 16%인 약 14조2000억원으로 오프라인 유통 전체 업종 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백화점으로, 16.6%였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11.3%) 보다 5% 높다. 오프라인 매출 1위인 백화점과 2위인 편의점의 매출 간격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은 2021년 연간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앞서며 오프라인 2위 유통 채널로 올라선 이래 줄곧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22년 상반기 매출 비중은 백화점과 편의점이 각각 18.1%, 16.1%로 2%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각각 17.8%, 16.8%로 1%로 좁혀졌다. 올해는 그 차이가 0.6%로 1년 만에 더 좁혀졌다. 올해는 편의점 매출 비중이 백화점을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1년 새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5.2%로 백화점의 3.1%보다 2% 이상 높다. 고물가와 접근성 그리고 편의점의 라인업 확대가 크게 작용해 편의점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편의점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1~2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를 꼽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부상한데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홈술’ 문화가 떠오르면서 편의점 매출은 급등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5만5200개 수준으로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보다 높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인구 1명당 편의점 수로 봤을 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사업은 대체로 부진했지만, 편의점은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업계에 3분기는 연간 최대 성수기다 불린다. 유동인구가 많이 찾는 특성상 더위에 음료나 맥주 등 매출이 늘기 때문이다. 올해 유독 긴 폭염이 편의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백화점은 겨울이 최대 성수기다. 올해 유독 긴 폭염이 편의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백화점에 악재로 작용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3분기 매출 2조3256억원, 영업이익 912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4.8% 늘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별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연결 매출에서 편의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9%에 달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액에서 1~2%를 제외한 약 2조2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정도가 CU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GS리테일의 3분기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24.1% 감소했다. GS25의 별도기준 매출은 2조3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729억원을 기록했다. 편의점업계는 최근 고물가 시대 초가성비 전략으로 장보기 채널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잉 파워를 앞세워 가격경쟁력이 점차 강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택배, 금융서비스, 뷰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사업 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즐거운 소비 경험을 늘려 고객을 모으기 위해 이색 상품 출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식품업계와 PB상품은 물론 NB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편의점은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4분기가 편의점과 백화점의 매출 역전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역대급 한파’가 예고돼 백화점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업계는 4분기 단가가 높은 겨울옷이나 F&B, 가전과 가구 등 전체적으로 매출이 오르기 때문에 성수기로 불린다. 반면 편의점업계는 유동인구가 중요하기 때문에 추운 날씨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백화점과 편의점의 매출 역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백화점이 편의점 매출보다 많은 경우는 우리나라밖에 없어 이는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도 백화점 매출보다 편의점 매출이 3배 많다”며 “최근 편의점은 특화 매장 등 미래형 점포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매출과 수익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