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는 ‘요노’ 증가…스타트업도 세컨핸드·아울렛 열풍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소비 최소화 ‘요노’ 증가 세컨핸드 스타트업 이용자·투자 증가…차별성 확보는 숙제
2024-11-10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합리적 소비에 집중한 ‘요노족’이 증가하면서 스타트업계도 세컨핸드와 아울렛 열풍이 불고 있다.
10일 KB경영연구소 따르면, 지출 여력이 줄어든 청년층을 중심으로 최근 요노(YONO)가 부상하고 있다. 요노는 ‘하나만 있으면 된다(You Only Need One)’의 줄임말로, 모든 소비를 줄이는 대신 꼭 필요한 곳에만 지출하고, 최소한의 소비로 최대한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또한 이들은 중고거래, 보상형 플랫폼 등을 활용해 소정의 수익을 거두는데도 적극적이다. 보상형 플랫폼은 광고를 시청하거나,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 또는 기프트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요노 트렌드는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고금리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상승한데 비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소득은 6470만원에서 6762만원으로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1만원을 넘겼지만, 상승률은 올해 대비 1.7%에 그쳐 물가인상률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반면, 청년층 다수는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와 높은 부채 상환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20~24세의 74%, 25~29세의 44%, 30~34세의 31%, 35~39세의 29%는 월 25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2022년 1421만원에서 지난해 1671만원으로 17.6% 증가했다. 요노에 대한 관심 증가는 스타트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중고거래, 아울렛 상품을 내건 스타트업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고(세컨핸드) 의류 플랫폼 ‘차란’의 운영사 ‘마인이스’는 지난 4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난 9월 이용자 40만명을 확보했다. 차란은 중고 명품이 주를 이루던 세컨핸드 플랫폼 시장에서 SPA 브랜드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차란이 상품 세탁부터 촬영, 판매를 대신해 이용자는 편리하게 중고 물품을 팔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 결과 지난 9월 차란의 거래액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8월 대비 720% 성장했으며, 재구매율은 약 70%를 달성했다. MZ 패션 브랜드 아울렛을 내건 ‘드립(drrip)’의 운영사 ‘와이콤마’는 지난 8월 시드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이달 초 시드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며 서비스 정식 런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립은 패션 브랜드의 이월·재고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합리적 소비는 물론 패션 브랜드들이 안고 있는 재고 처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헌옷 수거 및 빈티지 의류 판매 플랫폼 ‘리클(Recle)’은 지난 4월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이후 꾸준히 성장 중이다. 리클은 사용자의 헌 옷을 수거하고, 그 보상으로 현금 또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리클로 보내진 헌 옷 중 상품가치가 있는 제품은 자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재판매되고,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옷은 재활용 상품으로 활용한다. 현재 기준 리클이 수거한 상품은 17억개 이상, 누적된 수거 제품 무게는 571만kg에 이른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합리적 지출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세컨핸드, 아울렛 플랫폼들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추가 수익까지 거둘 수 있어, 앞으로도 이용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다만, 해당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플랫폼들은 자사만의 뚜렷한 차별성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