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맹탕 회견' 후폭풍...野 '탄핵 정국' 띄우기 본격화
야 5당, 9일 서울 숭례문서 "탄핵" 구호 '尹 부부 규탄' 대규모 집회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도 거론...14일 '김건희 특검' 본회의 의결
2025-11-10 정두현 기자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군소 야당들이 용산 대통령실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처리,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추진, 연이은 윤 대통령 부부 규탄집회 등으로 본격적인 '탄핵 정국' 띄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 일각에선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발언마저 분출한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조차 명태균·영부인 논란에 대한 대국민 사과나 후속조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윤석열 정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방침에 따른 한반도 군사긴장 고조도 이들이 용산을 비판하는 핵심 사유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5당은 우선 윤 대통령 부부 규탄집회를 주도하며 용산을 향한 부정 여론을 응집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5당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분초를 다퉈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들이 더 안전하게 더 평화롭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가 바로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왜 이 나라는 평화 위기를 넘어 전쟁위기까지 감수해야 하는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저 먼 나라 남의 땅(동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우리 국군은 왜 보내며 살상무기는 대체 왜 보내는가. 전쟁을 못해서 장이 뒤집어졌는가"라며 "제가 '두 글자(탄핵)'로 된 말을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구한 것은 바로 민중과 국민, 우리 자신이었다. 궁극적인 국가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고 이제 국민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 수위조절로 일관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밖에 이날 야 군소정당들도 일제히 "탄핵만이 망가진 대한민국의 국정을 바로 세우는 길", "헌법 유린, 국정 농단을 일삼은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끌어내리자", "탄핵의 용광로는 더 뜨거워져야 한다"는 등 정권 탄핵 공세에 나섰다. 나아가 야당들은 탄핵 선행 절차로 '대통령 임기 2년 단축'을 지명하며 개헌을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혁신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등 30여명은 지난 8일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임기단축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들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국민은 그 권력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것이 국민주권의 원칙"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회견 당일, 7일) 윤 대통령은 스스로 공천 개입을 자인하고 묵인하는 오만함을 보였다"면서 "윤 대통령의 헌법 유린과 위법 행위에 대해서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용산 공세의 핵심 매개체인 김건희 특검법도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게 야당 방침이다. 만약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더라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유력한 만큼, 국회 재표결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이 또한 윤 대통령에겐 국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당 '이탈표' 변수도 용산이 의식해야 할 사안이다. 앞서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안이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 이날 여당 법사위원들은 야당의 법안 처리 강행에 반발해 의결 자체를 보이콧했다. 이처럼 야당은 윤 대통령 담화·회견 직후 집회, 개헌, 특검 등 3안을 중심으로 탄핵정국 띄우기에 본격 돌입했다. 광장정치로 여론을 형성하고 국회 입법·개헌 압박을 병행하는 '투트랙' 탄핵 구상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야권발 탄핵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에 가깝다"라며 "윤 대통령이 지난 회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요구에 모호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 결과적으로 (야당 탄핵 움직임에) 불쏘시개가 된 측면이 있다. 탄핵정국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