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 7년 만에 최저

작년부터 증여 취득세 부담 커져 최근 아파트값 오르자 수요 감소

2025-11-10     최한결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올해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이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증여 관련 취득세 부담은 높아진 반면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과거보다 줄면서 전반적으로 증여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1∼3분기) 서울 아파트 누적 증여 건수는 총 4380건으로 전체 거래량(7만320건, 신고일 기준)의 6.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3분기) 8%보다 줄고 2017년(3.8%)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아파트값이 오르고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2018년부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2021년(13.3%)과 2022년(14.1%)에도 높은 비중을 유지하다가 지난 2023년 연간 7.9%로 줄었고, 올해도 3분기까지 감소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추세다. 정부가 지난 2023년 1월부터 증여 취득세 과세표준을 종전 시가표준액(공시가격)에서 시가인정액(매매사례가액·감정평가액·경매 및 공매 금액)으로 바꾸면서 증여 취득세 부담이 커진 영향이 크다. 지난 2022년에 하락했던 아파트값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다시 상승하면서 증여 취득세 부담이 종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현 정부 들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치명적이던 종부세 부담이 감소한 것이 증여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일부 다주택자들은 현 정부 들어 양도소득세 중과가 유예된 틈을 타 증여 대신 매매를 통한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값이 떨어져 급매물 거래가 발생하는 시기에 직접 증여 대신 절세 목적의 증여성 직거래를 통한 저가 양도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증여 수요가 급증했던 가장 큰 이유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이었는데 보유세 부담은 감소하고 증여 취득세 부담은 커지면서 집값 상승기에 굳이 증여를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최근 거래량 감소로 인한 집값 향배가 증여 수요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