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어게인 트럼프…K-산업, ‘아메리카 퍼스트’ 파고 넘는다
더 강해진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 IRA 폐지·칩스법 수정 등 불확실성 고조 美中 경쟁 격화에 K-조선·방산 수혜 기대감 삼성·SK·현대차·LG 등 재계 美대관팀 강화
2024-11-10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트럼프 2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들고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마주한 산업계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트럼프 2기’에 대한 대응전략을 두고 국내 기업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HD현대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트럼프 2기’ 불확실성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트럼프 2기 대응전략에 어려움을 겪는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보여줬던 예측불허의 무역·산업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겠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폐지를 거론하는 등 극도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최근 그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법(칩스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2기 본격 출범 전부터 비상 상황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법에 근거한 막대한 보조금을 기대해 미국 현지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자칫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한 보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IRA 보조금에 맞춰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 뛰어들었다. 트럼프가 IRA를 어떤 식으로 수술할지 미지수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마찬가지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IRA 불확실성이 높은 실정이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에서도 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사와 방산기업들은 트럼프 2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국이 국내 조선·방산 업계와의 협력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특히 트럼프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해 조선업계에서는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한화와 HD현대는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다가올 트럼프 2기의 ‘미국 우선주의’ 파고를 넘기 위해 미국 전담 조직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산업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은 해외 대관조직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교체가 일어난 만큼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적 및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