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코로나 청구서’ 4대금융 떼인 돈 ‘10조’
1년새 46% 늘어...고정이하여신 1년새 3.5조 증가
팬더믹 이후 악화된 차주들 상황 반영돼
2025-11-10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4대 금융그룹이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해 연체된 '부실채권'의 액수가 최근 1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경영실적(잠정) 기준 고정이하여신액은 10조 88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7조 4238억 원 대비 3조 4568억 원(46.56%) 늘었다.
같은 기간 4대 지주의 총여신이 1580조 93억 원에서 1700조 9506억 원으로 7.65% 늘어난 것과 대비했을 때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여신의 비율도 0.47%에서 0.64%로 늘어났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사는 보유자산의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는데 고정 이하의 3개 단계가 고정이하 여신에 포함된다.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액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액 같은기간 3조 3056억 원에서 4조 977억 원으로 7921억 원(23.96%) 증가했다.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25%에서 0.28%로 소폭 증가했다.
물론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 미만이라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그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은 차주들의 사정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 8월 기준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0.53%로 코로나 팬더믹 이전인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하는 이유는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와 경기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팬더믹 시기 저금리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자금 사정이 금리 인상과 불경기로 인해 악화되면서 연체와 부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쌀때 빌려서 지금은 높아진 상황이라 갚아나가기 벅찬 상황이고 내수가 부진한 데 이게 장기화하다 보니 차주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