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소외된 한국 증시…'증시 회복력' G20 최하위권
8월 초 대비 주가 하락률, 러시아·튀르키예 다음으로 커 기준금리 인하 및 금투세 폐지 낭보에도 코스피 지지부진
2024-11-10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 증시가 석달 전 '블랙먼데이'(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 충격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주요 20개국(G20) 중 러시아, 튀르키예 다음으로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수순 등 굵직한 낭보가 이어졌지만 코스피는 좀처럼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8일(한국시간 기준) 코스피 지수는 2561.15로 블랙먼데이 직전인 8월 2일과 비교하면 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G20의 주요 지수 수익률과 비교하면 러시아(-19.83%), 튀르키예(-17.15%)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형 악재를 맞닥뜨린 뒤 증시 회복력이 코스피의 경우 주요국 증시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 상황을 전쟁 중인 러시아나 물가상승률이 50%에 육박하는 터키와 대등하게 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의 회복력은 사실상 G20 중 꼴찌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반면 미국(9.66%), 캐나다(9.34%), 독일(6.47%), 일본(3.6%), 이탈리아(3.0%), 호주(2.5%) 등 주요국 증시는 블랙먼데이 이후 뚜렷한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0.2%), 인도네시아(-0.53%), 영국(-2.47%), 인도(-2.91%) 등은 블랙먼데이 이전보다 떨어졌지만, 코스피와 견주면 하락폭은 작은 편이다. 일본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부진한 회복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일본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 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블랙먼데이 당일인 8월 5일 12.4% 급락했다. 코스피(-8.77%)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튿날 곧바로 10.23% 오르고, 8월 13일엔 블랙먼데이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후 증시는 추세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갔다. 코스피는 블랙먼데이 다음 날 3.3% 반등한 후 8월 16일경에는 블랙먼데이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8월 말부터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 전해진 잇따른 낭보에도 코스피는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도 개선이나 경제 여건을 떠나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성장성에 의구심이 큰 게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이유”라며 “가령 미래 먹거리라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성과를 내거나 투자를 열심히 하는 한국 기업이 얼마나 있는가”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