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공직유관기관, 채용 비리 11건 적발…투명성 제고 시급
특정 응시자 불이익·내부 심사위원 중복 등 문제 드러나 도 감사관실, 징계 및 주의 조치…공정 채용 위한 제도 개선 촉구
2025-11-11 손봉선 기자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도 공직유관기관의 신규 채용 과정에서 위법과 부당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공정 채용에 대한 신뢰도 훼손이 우려된다.
전남도 감사관실은 최근 6개 공직유관기관의 2023년도 신규 채용 및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11건의 위법·부당 사례를 확인하고, 관련자들에게 징계 및 훈계 조치를 내렸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감사는 지난 7월 16일부터 8월 2일까지 약 3주간 전남연구원, 전남개발공사, 한국학호남진흥원, 전남테크노파크, 전남문화재단, 전남관광재단 등 총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상당수 기관에서 채용의 공정성과 절차를 위배하는 사례가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공정한 채용 절차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연구원의 경우 지난해 8월 부연구위원 정규직 채용에서 심사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특정 응시자와 동일 부서에서 근무한 내부 직원 3명이 심사에 참여해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평가가 이뤄졌으며, 내부 심사위원이 전형별로 중복 참여한 사례도 7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득점을 받은 합격 예정자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해 불이익을 준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에 도 감사관실은 해당 업무 담당자에게 경징계를 요구했다. 전남개발공사는 6급 법률 분야 채용에서 증빙 서류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법률 이수 시간만을 기준으로 적격 판단을 내린 사례가 적발됐다. 또한 정규직 채용 시에는 내부 심사자들의 보안각서 작성이 누락되어 감사관실로부터 관리 소홀 지적을 받았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기간제 근로자 채용 시 자체 인사 규정에 없는 가점을 특정 자격증 소지자와 업무 경험자에게 부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채용시험 공고에 평가 기준과 이의 절차를 명시하지 않아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도 감사관실은 이 기관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한 전남테크노파크는 채용 서류 반환 절차를 충분히 안내하지 않아 주의 처분을 받았으며, 전남문화재단은 사무처장 면접 평가 시 점수 검토가 미흡해 담당자가 훈계 처분을 받았다. 전남관광재단은 직원 채용 전 인사위원회와의 사전 협의 절차를 소홀히 한 점이 확인돼 주의 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전남도는 해당 기관에 채용 절차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점검을 강화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채용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관의 자율적 개선과 함께 도 차원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채용 절차 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공직유관기관들의 채용 절차와 관련한 이번 적발 사례는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투명한 절차 마련과 엄격한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며 “채용 전 과정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실시간 감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