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野 일보후퇴?......韓 말대로 '3자 추천' 수사 범위도 축소
도이치·명태균 의혹 집중 규명...내달 14일 본회의 제출 與 수용 압박
2025-11-1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제3자에게 특별검사 추천 권한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을 "위헌적"이라며 반대하는 국민의힘에 수용을 압박한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변인은 "저희들이 (특검법) 범위를 대폭 축소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선거 개입 의혹에만 국한될 것"이라며 "제3자 추천을 수용해 제3자 추천 방식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건 전쟁 반대와 함께 김건희 특검법 수용 아닌가"라며 "우리 민주당이 꼭 이를 관철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데도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 대통령실이 반대할 수 있나.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김건희 특검 독소조항을 운운하는 핑계 그만 대고 직접 국민이 납득 가능한 안을 제시하라"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에 대해 모두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조치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특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최대로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주도로 지난 8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주가 조작 및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에 더해 명씨를 통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수사 대상만 두 번째 법안보다 6개 늘어난 14개에 달했다. 해당 특검법에 대해 국민의힘은 야당만 특검 추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한 법안 내용을 지적하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앞선 두 번의 김건희 특검법에 부결표를 던졌을 때도 같은 논리를 앞세웠다. 그러나 민주당이 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특검 위헌 주장'의 핵심이었던 편향적 특검 추천 권한까지 내려놓겠다고 하면서 여당 내부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대폭 물러선 상황에서까지 국민의힘이 특검 통과를 반대할 경우 "국민적 의혹을 외면한 채 김 여사 보호에만 몰두한다"는 여론의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수정안으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권 내 이탈표가 증가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9월 25일 김건희 특검법의 두 번째 재표결은 재석 299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당시 여당에선 무효를 포함해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독소조항이 제거된 특검법이 상정될 경우, 보다 많은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에 "민주당의 검토에 대해서 제가 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