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美, 강해지는 中 제재…주도권 싸움 속 스타트업 생존 기로
트럼프, 중국에 평균 관세 61% 부과…미국 우선주의 기조 확대 기술력 우위인 AI산업 강화 정책 예상…韓 스타트업 협력 필요
2025-11-11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트럼프 2기’를 맞은 미국이 강경한 중국 제재를 이어갈 전망인 가운데, 우리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국 대립 체제에서 기회 요소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중심의 기술패권 경쟁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분야는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 양자기술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거래적 동맹을 강조해왔다.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제재를 내세웠다. 중국산 필수품에 단계적 수입을 중단하고, 평균 관세 61%를 부과하며, 자동차에는 200% 관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의 가장 큰 무역적자국은 중국으로 올해 8월 누적기준 적자액은 1조8468억달러를 넘어섰다. 나아가 미국은 중국이 멕시코, 캐나다와 무관세협정(USMCA)을 체결한 후 우회 수출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USMCA 재협상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강한 중국 제재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 정부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10대 무역적자국 중 하나로 올해 8월 기준 누적 적자액은 445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한미FTA 재협상을 원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AI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삼정KPMG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중심의 AI 산업 구도를 구축하고, AI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AI 산업을 자국 중심으로 구성할 경우, 한국 기업은 미국 AI 생태계 진입을 위한 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미국은 AI강국으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영국 언론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글로벌AI인덱스’에서 미국은 처음 집계가 시작된 2019년 이래 줄곧 종합 1위를 기록해왔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의 정합 점수는 100점인 반면, 중국은 53.88점에 불과하다. 미국의 강한 자국산업보호 및 AI산업 강화 정책은 국내 AI 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미국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며 한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현익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입장에서 AI는 첨단산업 중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산업이다. 그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자국보호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도 자국 내에서만 해결할 수 없는 일정 부분을 동맹국에 의지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기업이 첨단 기술력을 확보해 협력한다면 트럼프의 정책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빅테크 기업 외 스타트업들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의 인적자원들이 미국 주도의 최첨단 AI 기술개발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그 파급 효과를 어떻게 거둘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형석 한국무역협회 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여러 방면에서 한국 AI 스타트업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면서 “미국 시장이 요구하는 규정과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AI 솔루션을 개발하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네트워크가 강한 현지 파트너나 벤처캐피털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더 나은 현지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에 편승하는 동시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윤리적 AI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