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가교 역할 전망”…신동빈‧정용진 트럼프 인맥 눈길

신동빈, 韓재계 총수 중 트럼프와 백악관서 첫 면담 정용진, 트럼프 맞 사위·‘실세’ 트럼프 주니어 만나 “긴축 경영 中…과거처럼 대미투자 가능성은 낮아”

2025-11-11     강소슬 기자
2019년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 양강인 롯데와 신세계 그룹 총수들의 트럼프 DNA 인맥이 주목된다. 두 그룹 총수가 쌓아온 소통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미 양국의 경제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정 회장이 공식 행사가 아닌 트럼프 가와 개인적인 인맥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당시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주니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왔다”며 “10년 전에 어느 언론사 행사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적 있다”는 글을 남겼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대선에서 아버지의 재집권 성공에 핵심 역할을 한 ‘킹메이커’로 부상한 인물이다. 그는 상원의원 2년 차에 불과한 정치 신인 J.D. 밴스를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로 관철시키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 보좌관을 지낸 장녀 이방카를 대신해 이번 임기에서 인선에 강력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이자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만난 사진도 SNS에 게재한 바 있다.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정 회장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유통·식품 업계 총수들을 대거 초청해 대미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18년 미국 법인 ‘PKRH(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그해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2019년 ‘뉴시즌스마켓’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본격적인 미국 사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미국 법인은 오리건 공장도 소유하고 있는데, 가정간편식(HMR) 등 냉동·냉장 가공식품을 ‘PK’ 브랜드로 연간 200만팩 가량 생산 중이다. 현재는 추가로 대대적인 투자를 하기보다는 현지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9년 트럼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 중 최초로 직접 면담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롯데케미칼이 3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석유화학공장을 설립한 데 따른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트럼프는 신 회장과 면담한 뒤 트위터 계정에 “롯데 신동빈 회장 일행이 백악관을 방문한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며 “그들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로 미국민을 위한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같은 훌륭한 파트너는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롯데는 석유화학 사업에 이어 식품 분야의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데이에 맞춰 미국 시장을 강화한다 밝혔으며, 빼빼로를 1조원 매출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최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를 알리는 대형 옥외광고를 전개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코스트코에 빼빼로를 입점시켰다. 롯데호텔도 미국 뉴욕·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 위치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롯데와 신세계가 트럼프 정부와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 확장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유통그룹들이 대부분 긴축 경영 중이라 과거처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총수들의 인맥은 관세나 무역장벽을 낮추는데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