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블랙홀 이커머스…대형마트 실적 빨간불
상반기 유통업체 매출 대형마트만 전년비 뒷걸음질 코로나19 시기 이커머스 넘어간 고객 돌아오지 않아
2025-11-11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이커머스가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면서 대형마트가 위기를 거듭하고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올 상반기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매출 증감률은 편의점이 9.6%, 백화점이 2.5%, SSM(기업형슈퍼마켓)이 1.0%, 대형마트가 -6.9%으로 대형마트만 역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쇼핑몰의 신선식품 강세가 대형마트의 위기를 가속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국내 주요 23개 유통업체 매출 조사에서 온라인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5.7% 늘어난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0.9% 감소했다. 대형마트의 대체제가 된 대표적인 이커머스 쇼핑몰 쿠팡은 올해 3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실적 또한 영업손실을 냈던 전분기 대비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등으로 실적 악화에 대한 걱정이 있었으나 오히려 로켓배송 등을 이용하는 활성고객수가 11% 증가하며 우려를 불식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전년 동기(2020만명) 대비 11% 증가했다. 올 2분기(2170만명)보다도 80만명 늘었다. 해당 분야의 1인당 고객 매출도 전년 대비 8% 증가한 43만2160원(318달러)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469억원을 내면서 창사이래 첫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체질개선과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으나 지난 2분기에도 적자를 낸 이마트는 오는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합병을 통한 매입과 물류 비용 절감, 이마트 및 이마트에브리데이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 단행, 스타벅스코리아 일부 제품 가격 인상 등 취임이후 전격적인 내부 손보기에 나서야했다. 허리띠를 졸라맨 이마트 외 다른 유통업체는 하반기에도 실적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매출이 2조8016억원으로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269억 원으로 6.1% 감소했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994억원으로 608억원 개선됐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당기순손실은 4459억원에서 5743억원으로 1284억원 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2년 연속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형마트 3사는 타개책으로 비용 효율화 및 신선식품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커머스로 옮겨간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의무 휴업일 평일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제정 이후 국내 대형마트·SSM은 대부분 매달 둘째·넷째주 일요일 의무 휴업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상권 보호와 활성화에 실익이 없고 소비자의 불편만 초래해 지역에 따라 휴업일을 평일로 옮기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관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5개 점포의 현장 노동자 1000명이 참여한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중구청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반대의 뜻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도 상인회의 요청으로 많은 지자체가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추진 중이다”며 “소상공인들과 대형마트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역특성에 따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