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금리차 줄어도 트럼프發 강달러 심화… 환율 1420원 넘을 수도
11일 오후 1395.2원 기록...지난 9월 1319.6월 대비 75원 상승 트럼프 행정부 경제책 ‘보호무역주의’로 “1420원 돌파 전망 나와”
2025-11-11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이 지난 10~11월에 빅컷을 연속 실시, 우리나라와의 금리차가 줄어들었다. 금리차가 줄어들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 2기가 탄생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2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강달러’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5.2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 대비 0.31%(4.30원) 떨어진 수치다. 잠시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환율 상승은 우려되고 있다. 올해 1289.40원에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약 10개월 만에 8.21%(105.80원) 올랐다. 특히 미국 대선이 본격화된 지난 10월에 환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 9월 30일 1319.60원이었던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달 들어 1399.10원(11월 8일)을 기록하며 1400원 돌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이런 상승세는 미국 연준이 최근 연달아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둔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 연준은 지난달에 0.50%p, 지난 8일 0.25%p 금리를 내렸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4.50~4.75%를 기록, 우리나라(3.25%)와 1.50%p로 금리차를 줄였다. 지난 8월 이전까지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는 2.0%p 차이가 났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과거 대비 0.50%p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환율이 하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이라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420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친다. 이런 환율 상승의 요인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경제정책이 보호무역주의이기 때문이다. 무역 관세 부과와 감세 정책 시행이 예상, 수입물가와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해서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긴축완화 기조로 돌아선 미국 연준의 고심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공화당이 연준의 빅컷을 비판하고 나선다는 것도 환율 상승 우려를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빅컷 결정을 정치적 행위로 규정, 집권시 파월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2026년 6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 전에 경질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지난달부터 시작된 긴축완화 기조는 꺽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놓쳤다”고 발언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통화완화 지연, 강달러가 예상괴며 글로벌 무역장벽 심화와 높은 관세 부과 등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도를 점검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헤지를 사업전략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환율 시장이 트럼프 불확실성을 선반영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연말까지 완만한 안정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트럼프 피격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10월에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크게 부각되며 주요 가격 변수들이 움직였다“며 ”어떠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우려감이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풀려지는 측면이 있지만, 이제 점차 트럼프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는 어떻게 현실화 될 것인지에 대한 쪽으로 관점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불안함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4분기에는 원화의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은 팬데믹 이후의 1300원 플러스마이너스 80원선의 조정 과정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으로 한국은행의 고심은 깊어졌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10월 약 4년 만에 0.25%p 금리를 내린 한은은 미국의 긴축완화 정책 추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까지 내려오는 등 물가가 안정, 금리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환율 상승세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일 “향후 1~2주 사이 외환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며 11월 금리 방향 결정에 환율 추세가 가장 큰 요소라고 방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