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현실화…2금융권으로 넘어온 가계빚 관리

2금융권 가계대출 한 달 새 2조7000억원 급증 연간 가계대출 관리 방안 2금융권에서도 수용

2025-11-11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은행권 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집중되는 '풍선효과'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10월 중 6조6000억원 늘어 9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5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8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은행권과 제2금융권 나란히 증가로 전환해 총 1조1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 늘어 전월(-3000억원)과 비교해 대폭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기조의 여파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9000억원 늘어 전월(+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중도금·잔금대출 증 집단대출 위주의 대출 수요 이동이 두드러졌다. 기타 대출은 카드론, 보험계약 대출 등을 중심으로 8000억원 늘었다. 세부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9000억원 불었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1조원 늘어나며 상호금융권 증가세를 이끌었다. 농협(+200억원), 수협(+500억원) 등도 증가세를 보였으며 신협(-2000억원), 산림(-100억원) 등은 소폭 감소했다. 여신전문금융사도 9000억원 늘었다. 보험(5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여전업권은 카드론, 보험업권은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업권은 신용대출 위주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서민·취약계층의 '급전 통로'로 분류되는 상품들이다. 반대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9조5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4월부터 7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지난 9월(+5조6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위는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세에 따라 은행권에서만 제출받아 온 연간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2금융권에서도 받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대출을 엄격히 관리하되, 그 과정에서 서민·취약계층에 과도한 자금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