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장 가속 페달 밟는 현대차그룹, 트럼프 재집권 "끄떡없다"
트럼프, 車 포함 수입품 관세 폭탄 예고 현대차그룹, 현지 공장 생산 능력 확보
2025-11-11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지 공략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미 미국 현지에 탄탄한 생산 체계를 구축한 만큼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에도 현대차그룹은 현지 공략에 큰 타격이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중국산 상품에 60%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공장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에 각각 1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주에 연 36만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기아는 조지아주에 연산 34만대 능력을 갖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도합 약 70만대의 현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초 연 3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생산기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의 시범 생산도 시작했다. 조지아주에 위치한 HMGMA은 현대차그룹이 74억달러(10조3500억원)를 투자 중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HMGMA의 생산 능력을 50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현지에서 약 1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더불어 기아 멕시코 공장(연 40만대 생산 능력)까지 포함한다면 북미 지역에서만 160만대 생산도 가능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65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트럼프가 수입차에도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으로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다. 더불어 업계는 현대차가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해 북미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것도 방법이라 꼽았다. 현대차는 지난 9월 GM과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차와 GM이 생산을 비롯한 포괄적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만큼 생산 능력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는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기조를 내비치는 등 화석연료 생산을 늘려 전통 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전기차 전환에도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업계는 현대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차종 개발을 통해 현지 공략에 나선다면 큰 타격이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더불어 하이브리드차 생산까지 가능한 HMGMA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전기차 전환 정책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차종의 개발과 더불어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