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10% 상승 시 출산율 0.01명 감소

비수도권은 고용 및 청년 유입률이 출산율에 영향

2025-11-12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수도권에서는 집값과 전셋값이, 비수도권에서는 고용 불안정과 이에 따른 청년 인구 유출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아파트 전세가격이 10% 오르면 출산율이 0.01명 감소하고, 지방은 청년인구 유입 1%p 감소 시 출산율이 0.03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출산 지역별 추세를 보면 평균적인 출산 경향을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서울이 가장 낮지만 지방에서도 일자리 여건이 위태로운 주요 산업도시를 중심으로 합계출산율이 서울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인구 대비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은 지방에서 낮은 값이 집중돼 있다. 출산을 담당할 청년인구집단이 교육 기회와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이탈하는 추세 때문이다. 울산·거제 등 청년인구 이탈 규모가 컸던 지방도시가 대표적이다. 수도권에서는 주택매매가격이나 주택전세가격의 증가율과 같은 주거 불안정 변수의 효과가 합계출산율·조출생률 모두를 설명하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구별 아파트 전세가격이 평균 10%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은 0.01명 감소했고 조출생률은 0.09명 감소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주거안정 관련 효과의 강도가 낮았던 데 비해 고용증가율 같은 고용안정 관련 변수나 청년인구 순유입률이 지역별 저출생 현상의 격차로 이어진다. 시군구별 청년인구 순유입률이 1%p 감소할 때 합계출산율은 0.03명, 조출생률은 0.20명 감소했다. 주거비 부담 비중이 높고 주택가격 상승폭이 큰 수도권에서는 주거 상태의 불안정이 저출산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지역 노동시장의 고용 불안정 및 이로 인한 청년인구 유출이 저출생을 촉진시킨다. 조성철 국토연 산업입지연구센터장은 “저출산 대응을 위해서는 수도권 청년가구의 주거안정성을 개선하는 주거복지체계를 강화하고 비수도권에서는 안정적인 고용 기반과 정주 환경을 강화하는 균형발전정책의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연계한 양육친화적인 주거환경 조성 및 주거지원정책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고 출산 직후에 집중된 지원 범위를 확대해 양육과정 전반을 포괄하는 저출산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연 관계자는 “기업투자 유치에 정책 목표가 집중돼 있는 기존 특구 정책은 기업 투자 유치에 집중돼 있으나, 앞으로는 청년과 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을 병행하는 거점 육성 정책으로 방향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 하락이 지속되는 지방 거점 도시에서는 장기적인 고용 기반 강화를 위한 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